나는 책을 목표로 해야지, 할 때는 한글 파일을 열어 글을 쓰곤 하는데 올해는 <난생처음 내 책> 작업을 제외하곤 한글 파일에 단 한 글자도 쓰지 않았었다. 그냥 뭐 안식년이랄까. 1년 정도 아무것도 안 쓰고 있는 것도 괜찮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고. 정말, 좀 쉬고 싶다 하는 생각도 있었고.
한글 파일에만 글을 안 쓸 뿐이지 인스타 등의 SNS에서는 거의 매일 떠들어대니까 뭐 이걸 안 쓴다고 할 수 있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책을 목표로 한 글은 안 쓰고 있었는데 부란치에서 9회 공모전이 열린다고 해서... 어 뭐 9월 29일부터, 무명 글쟁이의 글쓰기 비법, 뭐 이런 얼토당토않은 말도 되지 않는 제목으로다가 글을 써보기 시작.
공모전 마감이 이달 24일인데 그전까지 10 꼭지를 쓰게 되면 뭐 부란치 공모전에 한번 내보지 뭐, 하고서 생각나는 대로 시간 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거의 뇌를 거치지 않는 느낌으로, 손가락 가는 대로 떠들어보니, 공모전 마감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았는데 벌써 12 꼭지를 올렸다. 흐음.
보름에 12 꼭지. 어제는 내가 얼마나 쓴 건가 싶어 부란치 글을 모아다가 한글 파일에 옮겨보니 40,000자 정도. 흐음.
나는 평소에 무슨 3주 만에 작가가 된다든가, 누구보다 빠르게 작가가 된다 하는 식으로 수강생 모으는 글쓰기 학원 강사들 되게 싫어하는데 정작 나는 보름 만에 4만 자를 써버렸으니 아, 이것은 굉장히 모순적이고 언행이 불일치한 거 아닌가, 싶은데 뭐 글이 술술 나오니 어쩔 도리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올 한 해 한글파일에 아무것도 안 쓰고 있다 보니까능 뭔가 떠들고 싶은 게 많았나 보다, 하고 생각한다능. 암튼 보름에 4만 자면, 노는 날 빼고는 하루에 5천 자 꼴인 셈이다. 웹소설 작가들이 하루 5천 자 정도 쓴다던데, 나도 전업으로 글을 쓴다면 하루 5천 자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월급의 노예인 관계로 전업은 불가하다.
여하튼 부란치 공모전 최소 꼭지 10 꼭지는 넘게 썼으니 느긋하게 조금씩 더 써보다가 부란치 공모전 제출해보고, 아마 99.89 퍼센트의 확률로 떨어질 텐데, 떨어지면 뭐 또 글 좀 수정해서 출판사 여기저기에 던져보고 출판사 편집자들을 또 괴롭혀야지, 하는 생각이다.
브런치에 쓰고 있는 글.. 제목은 '글쓰기 비법'인데 사실 시종일관하는 이야기는 글쓰기에 비법 그딴 거 없다, 하는 이야기고 나 잘난 척하려고 쓰는 글이라능. 책이 안 팔리니까 잘난 척이라도 해보자, 이겁니다.
이런 원고를 책으로 내주려면 아무래도 출판사나 편집자가 제정신이 아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데 뭐 이 세상에 제정신이 아닌 편집자 한 사람 정도는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몰랑.
여하튼 어제는, 글 쓴다는 인간들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 정서적으로 안정을 꾀하자, 하는 글을 글쓰기 비법이랍시고 떠들어댔는데 역시나 정서가 불안한 몇몇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셔서 아, 그래그래 이 사람들 다들 아주 그냥 정서 불안자들, 하는 생각을 하며 나의 정서도 다스릴 수 있었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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