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길에 이 분들 많이 보인다. 둥글고 기다란 원통형 장비로 바람을 훅훅 불어서 낙엽을 한 곳으로 모으는 분들이다.
나는 낙엽, 특히나 노란 은행잎 바닥에 물들이고 있으면 그게 예뻐서 그냥 놔두었으면 좋겠던데, 이렇게 열심히 치우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 벌레가 많이 꼬인다든가, 누군가 낙엽을 밟고서 자빠링을 한다든가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예쁜 낙엽이 한쪽으로 모여 버려지는 아쉬움은 차치하고 이렇게 바람을 불며 낙엽 치우는 분들 보면 일이 되게 재밌어 보인다. 그러고 보면 나는 이 기계의 이름도 모른다. 등에는 모타가 덜덜덜 돌아가고 힘 있는 바람이 훅훅 부니까는 단순하게 모타 풍력기 뭐 그런 이름이려나 싶으면서도, 작업하는 것을 보면 에네르기파나 장풍을 쏘는 모양새라, 모타 장풍기, 혹은 슈퍼울트라모타 에네르기 원기옥파워건 뭐 이름이 붙어도 누가 뭐라 할까 싶다.
멋있다는 얘기다. 너무 멋있다. 막 마블 영화에 나오는 아이언맨하고도 싸울 수 있을 것 같고, SF 영화에 나오는 악당 기계인간 같기도 하다.
작업하는 것도 너무 신나고 재밌어 보여서, 엣헴, 어르신, 외람된 말씀이오나 지금 메고 계신 장비를 제가 좀 둘러메고는 일을 좀 해봐도 괜찮겠습니까, 하고 싶지만 열 번 죽었다 깨나도 그런 말을 할 용기는 나에게 없고, 아아 으으으 저거 재밌어 보이네, 무급으로 한 2, 30분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안 해봐서 일이 생각만큼 정말 재미난 지 혹은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등에 올려놓은 모타가 아주 무겁거나 뜨거울 순 있겠고, 팔이 아플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그저 나의 상상일 뿐, 어떠할지는 알 수 없다.
이 일이 진짜 멋진 건, 불면 날아간다는 점이다. 불면 날아간다니. 뭔가 당연한 듯하지만 어려운 일 아닌가. 가령 내가 책을 사달라고 징징거리고 홍보하면 책이 팔리는 게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듯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렇게 바람을 불어 낙엽이 우루루루루 날아가는 걸 보고 있으면, 아 저거 의도대로 부니까 의도대로 날아가네, 진짜 멋지네,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마음속에 우환, 걱정, 근심, 서터레스, 마음의 빚, 그리고 뭐 가능하다면 은행빚까지도 ㅋㅋ 모두 모아 모아서 동글동글하게 말아 바닥에 깔아놓고는, 이 기계로 으랏차, 날아가버려랏!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