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월기를 추천받고 읽었습니다만

by 이경




오늘은 단편 하나를 읽었습니다. 나카지마 아쓰시라는 사람의 <산월기>라는 단편인데요.


근데 이거 추천받은 작품이다? 네네. 제가 재차누차 어기여차 말하지만 이 나이 먹고 주변에 음악이나 책 추천해주는 사람이 있는 삶은 괜찮은 삶이 아닌가.


저에게 <산월기>를 추천해주신 선생님, 한 달도 더 전에 추천해주셨는데 이제야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독자의 취향이라는 것 각자 제각각이라 정말 잘하면 본전, 아니면 손해 보는 일임에도 이렇게 책을 추천해주신 점, 고맙지 아니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니 사서 보지 말라고 하셔도 웬만하면 제가 사서 봅니다. 재미없으면 따지겠다, 책 추천자의 말로를 지켜보겠다...


그러니 저도 책 추천하면 여러분도 사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령 이경의 <작가의 목소리>라든가, <난생처음 내 책> 추천한다 이거예요, 네네.


여하튼 어떤 연유로 제가 <산월기>를 좋아할 거라 생각하셨는지, 읽다 보니... 아 이래서 저에게 이 작품을 추천하셨구나 싶은 게...




<산월기> 간략 줄거리 말하자면, 옛 중국 '이징'이라는 작자 능력 출중하여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으나 자신의 능력에 비해 천한 직위다 여겨져, 철밥통 공무원 때려치우고 문학도로 변신, 시를 쓰기 시작, 글 쓰기 시작하면서 외모도 인생도 존망존망개존망.. 어엌... 그러다 처자식 먹여 살리려 재차 공무원이 되었으나, 시인이 되지 못한 절망감과 자신보다 못하다 여겼던 동료들 모두 높은 지위에 오른 것에 결국 발광하며 어둠 속으로 사라져...


훗날 '이징'은 산속에서 호랑이의 모습이 되어 나타나는데에에에...


네네.


읽으면서... 아 글쓰기 시작하면서 인생 망가진 점도 그렇고, 특히 이런 문장 때문에 이경이 <산월기>를 좋아하실 거라 여기신 게 아니신가.


'내가 옥구슬이 아닐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애써 각고하여 닦으려 하지 않았고, 또 내가 옥구슬임을 반쯤 믿는 까닭에 그저 줄줄이 늘어선 기왓장들 같은 평범한 속인들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아.. 제 이름 경이 옥빛 璟인데요...


나는 옥구슬이 아닐지도 몰라, 아니야 나는 아마 옥구슬일 거야... 뭐뭐 작가 지망생 시절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자주 떠올리는 생각인데요. 이래서 저한테 <산월기>를 추천하셨구나 싶은 게... 네네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주인공 '이징'을 보면서 뭔가 제 모습이 좀 떠오르기도 하고 네네...


이징이 시우를 찾지 않듯, 저 역시 글쓰기라는 거 혼자 하는 거지 문우가 다 무슨 소용, 그렇게 여기며 독고다이로 살아오지 않았던가... 뭐 저는 지금도 글쓰기는 혼자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요. 네네.


<산월기> 재밌었습니다, 선생님. 재미없으면 따져 물으려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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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도 같이 산 책 정원 작가의 <올해의 미숙>에는 시 쓰는 남편과 바가지 긁는 아내의 모습이 나온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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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의 이징이나, <올해의 미숙>의 미숙이 아버지나 글만 써서는 처자를 먹여 살리기 어려운 모습을 보면서... 아 역시 글쓰기로 돈 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는 것을 느끼며... 네네, 다시 한번 이경의 <작가의 목소리> 혹은 <난생처음 내 책>을 추천하는 바이다... 하는 말씀, 네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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