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230322

by 이경



1. 가끔 <고역열차>에 버금가는 끔찍한 사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근데 그런 거 쓰고 나면 진짜 인간구실 못하고 사는 거 티 날까 봐 못씀, 헤헷. 헤헤헤헤헿ㅅ.


2. 내 방을 아들 1호에게 넘겨주는 가정 내 프롸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존 책장의 책들을 바닥 여기저기에 쌓아두고 있다. 그러다보니까능 읽고 싶은 책을 찾을 수가 없다능...

최근에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의 표제작 너무 재밌게 읽어가지고, 헤헷 완독해야지이 생각했는데 책을 찾을 수가 없다아... 보면서 헤헷, 이거 재밌네, 헤헷 소설을 써보고 싶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글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아.


3. 네 곳의 출판사와 5종의 책을 냈다. 오늘 출판사 한 곳으로부터 정기 인세 보고 리포트가 도착했다능. 복수의 출판사와 작업하면 이렇게 글 써도 그 출판사가 어딘지 알 수 없으니까 너무 좋다능. 헤헷. 암튼 인세 보고 메일이 오면 마음이 무거워지고오오... 괴롭고, 어지럽고, 허무하고, 엄마 보고 싶고 그렇다.


4. 편집자 K와 두 종의 책을 만들었고, 편집자 S, 편집자 J, 편집자 E와 각각 책 한 종씩을 만들었다. 글쟁이와 편집자의 인연이 어디 보통 인연인가. 편집자 한 사람을 알게 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뭐 지금까지는 보통 죽이 되어온 것 같지만, 여하튼 책 두 종씩은 함께하고 싶다,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편집자 J도 같이 책 하나 더 하고 싶다는 이야길 했고, 편집자 E 역시 비슷한 말을 해왔지만, 일단은 편집자 S에게 글을 써서 보내야 한다. 아마 내가 여섯 번째 책을 쓰게 된다면 그때는 편집자 S와 함께 할 텐데, 1년이 넘도록 그 원고의 시작을 못하고 있다.


음악 에세이가 나오면 그 책을 들고서 만나자고 S에게 약속했는데, 그 약속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편집자님... 엉엉엉...


5. 월드-베이스볼-클라식 WBC에서 일본이 우승했다. 가끔 살면서 지금 당장 다른 사람의 삶을 살 수 있다면, 하는 가정을 하곤 하는데 나는 주로 짱짱한 현역의 운동선수를 말해오곤 했다. 현역이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주 오래전에는 일본 투수 마쓰자까 다이스케의 삶이 부러웠고, 또 요즘엔 이미지가 조금 우스워진 것 같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축구 선수 호날두의 삶이 부러웠다. 그러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 아마도 향후 10년 까지는 무조건 오타니 쇼헤이인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의 삶을 살게 된다면 나는 당장 거리로 나가... 운운...


6. 오래전 서태지는 TV에 나오는 아나운서나 리포터를 보면서, 아 저 사람들은 나보다 누나겠지... 생각했다가 알고 보니 다들 동생이더라 하는 걸로 자신의 나이 듦을 느꼈다고 했던가.


나는 가끔 서평을 써주는 몇몇 아죠씨들을 보면서... 헤헷, 아죠씨가 서평 써주셨네 생각했다가 알고 보니 그들이 나보다 어린것을 보고는 놀랄 때가 있다. 내가 동안이라는 이야기는 아니고,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 들었나 싶어가지고오. 마치 나 홀로 나이 들지 않을 거라는 어리석은 착각을 하며,


7.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를 읽으며 누군가는 음악을 가지고서, 누군가는 뮤지션을 가지고서, 또 누군가는 특정 지역이나 장소를 가지고서 옛 기억을 떠올리는 것 같다.


가령 '민들레 영토' 같은 곳들.


8. 가끔 '베스트셀러'는 하늘이 점지해 주는 것이다아아아, 하는 이야길 접하곤 하는데, 그렇다면 하늘은 나를 버린 것인가아 싶기도 하다. 야, 하늘 이 생키야 나한테도 눈길 한 번 달라고. 책을 다섯 종이나 냈으면 눈길 한 번 줄 때 되지 않았냐...


9. 아내가 <더 글로리>를 시청한 덕에 나도 띄엄띄엄 함께 봤다. 띄엄띄엄 보았으므로 전체적인 내용이나 맥락을 알 수 없을 때는 아내에게 물어가면서.


"저 사람이랑 저 사람은 무슨 사이야?"

"저 사람이 누굴 죽였어?"

"저 사람은 사이코패스야?" 뭐 이런 질문들로 아내를 귀찮게 해 가며.


<더 글로리>를 보면서 생각한 것 중 하나는 욕설이었다. 이런저런 년년년 거리는 욕지거리 쌍욕 속에서 '병신'이라는 욕이 들려올 때마다, 병신이라는 단어를 써도 되는가 마는가 하는 뭐 그런 PCPC한 질문들을 또 떠올려가며.


'병신'이라는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는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에도 써두었는데...


10. 글 쓰다 보니까능 하늘 이 생키는 암만 생각해도 좀 너무한 거 같아... 나는 베셀 언제 점지해 줄 거냐고... 이 생키야... 이번 생에 베셀 하나 만들어 주긴 할 거냐고 이 생키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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