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편집자님과 닭갈비를 먹고는 출판사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각자 커피 하나씩 들고서 산책을 하는 내내 편집자님은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산책을 마칠 때쯤, 편집자님은 일단 한번 써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해주셨다. 호기롭게, 그럴까요? 그럼 제가 두 꼭지 정도만 써서 보내봐 드릴까요, 하는 대답을 하고서는 1년이 흘렀다.
편집자님은 일단 쓰기만 하면 책으로 내준다고 하셨는데, 서로 부담이 될까 봐서 계약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가 아주 잘 팔리면, 책 홍보나 하고 살아야지, 편집자님과의 약속은 그냥 묻어두어야지 싶기도 했다.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가 생각만큼 아주 잘 팔리고 있지 않기도 하고. 1년 동안, 쓰고 싶은 마음과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혼재되어 있던 이야기를 이제 써봐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한글 새 문서를 열고 원고지 23매 썼다.
1년 전 호기롭게 약속했던 두 꼭지를 오늘에서야 편집자님에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