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30503

by 이경



1. 어제는 페이스북에서 메시지를 보내라며 로맨스피싱을 시도하려는 계정에게, 시벌탱이라고 부르며 나는 너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고, 내 책이나 좀 사라고 했더니, 메시지를 보내지 않을 거면 지옥에나 가라며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해왔다. 치욕적이다. 이 시벌탱이가... 로맨스피싱을 할 자세가 안 되어 있는 사람 같아... 사기를 치려면 좀 진득하게 물고 늘어질 줄 알아야 할 거 아닌가... 남의 돈 먹기가 그렇게 쉽냐... 이 시벌탱이...


2. 사무실 콤푸타 앞에 앉아 있을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다음이나 네이버 등에서 번호를 검색해 본다. 스팸 번호가 아니면 받고, 스팸 신고가 되어 있으면 안 받는 편. 스마트한 사람들은 그런 걸 미리 알 수 있는 어플을 깔아서 전화가 걸려 올 때부터 스팸인지 아닌지 알기도 하는 거 같은데, 스마트폰을 전혀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나는 이렇게 멍청멍청한 방식으로다가...


여하튼 이런 멍청한 나라도 070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바로 끊어버리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이 꽤 될 텐데, 이럴 거면 070 번호의 존재 이유가 무얼까... 책의 판권 페이지를 보면 가끔 1인 출판사 등에서 070 번호를 사용하기도 하던데... 나라면... 몰라... 내 출판사도 아니고 몰라!!!


3. 아침에 알라딘에서 카톡이 왔는데, 플래티넘 등급을 유지하고 싶으면 일주일 안으로 25만을 긁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안 해... 플래티넘 안 할 거야... 안 해!!!!!


4. 한 출판사의 제보에 따르면 모 서점의 MD들 분야가 막 통폐합 되고 있다고... 시/에세이 분야를 맡던 사람이 콤푸타/기술공학 분야까지 같이 맡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시와 콤푸타라니... 챗GPT 시대에 따른 통합입니까... 책시장이 정말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서점 MD들도 진짜 일할 맛 안 나겠는 걸...


5.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은 딱 2년 정도 쓰면 고장비스무리 나게끔 세팅이 되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이번 달로 2년 노예 약정이 끝나는데 핸드폰의 상태가 예전 같지 않다. 내가 쓰고 있는 핸드폰은 럭키금성에서 마지막으로 내놓은, LG윙이라는 이름의, 화면이 90도로 마치 날개처럼 꺾이는 제품이다. 날개를 꺾으면 하단에 조그마한 디스플레이가 또 나온다. 하단 디스플레이 부분을 청소할 때 빼고는 날개를 꺾을 일이 거의 없다...


가끔 지인들이 이건 무슨 핸드폰인가 신기하게 쳐다보면, 헤헷 이것 보라규, 화면이 이렇게 꺾인다규, 헤헤헷, 하면서 시범을 보이고는, "우와아아아..." 하는, 아주 짧고도 조그마한 감탄이랄지, 혹은 탄식을 불러일으키는 용도로 쓰인달까.

그럼에도 내가 럭키금성 폰을 쓰는 것은 튼튼미와 음악 듣기 좋다는 단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럭키금성 핸드폰 사업부 마지막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리로 구매한 것도 있고...


그간 엘지폰을 쓰면서 겪은 서러움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서러움이라면 역시 폰케이스 매장 같은 곳에 가서, "혹시 엘지 폰 케이스는 없나요?" 물어보면, "네 그건 없어요..." 하는, 마치 그걸 쓰는 사람도 있느냐는 듯한 직원의 태도와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여튼 럭키금성폰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마당에 다음에는 나도 애플이나 삼성폰 사용해야 할 텐데, 당장 살 거는 아니라서 뭐 모르겠다. 폰케이스 예쁜 폰으로 살 거야...


6. 사람은 언제 어른이 되는가, 하는 질문에 나는 몇 가지 답 중 하나로, '혼밥을 할 수 있을 때'라고 말해왔다. 여의도 더현대 음식코너에 '쌉'이라는 이름의 태국 식당이 생겼는데(태국 한 번도 못 가봄...) 쌉이라는 식당 이름답게 혼밥이 쌉 가능할 것 같았다. 특히 '꼬치 덮밥'이라는 게 비쥬얼도 너무 훌륭하고 맛있어 보여서... 며칠 전... 헤헤헷, 이보게요 주인장, 꼬치 덮밥 하나 내주시오, 했더니 밥이 떨어졌다며 판매를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와이프 되는 사람과 쌉에 재방문해서는, 이보게 와이프, 저기 가서 꼬치 덮밥이라는 걸 한번 사 와보게, 하였더니 이번에는 고기가 떨어졌다며 판매를 하지 않았다.


왠지 다음엔 꼬치가 떨어졌다고 할 거 같다... 안 먹어... 안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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