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 국밥을 씹어 삼키며...

by 이경




국밥 좋아하는 전형적 한국 아죠씨 이경이경, 주말이 지난 월요일 점심으로 과연 무엇을 처묵처묵해야만 잘 처묵처묵하였다고 소문이 날까 요리조리 고민고민 하다가 오랜만에 좋아하는 콩나물 국밥 집으로 가봅니다. 고백하자면 이경이경 세상의 많고 많은 국밥 중에서 콩나물 국밥만큼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돼지국밥 소고기국밥 양고기국밥 순대국밥 뚝배기불고기 등등 고기고기 들어간 국밥도 많은데, 뭐 콩나물 같은 걸 먹느냐아아... 콩나물 국밥이 숙취해소에 좋다 하여도, 이경이경은 또 술도 안 먹어영. 그렇다면, 이경이 이곳에 들러 콩나물 국밥을 먹는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저 이곳의 콩나물 국밥이 맛있기 때문 이외다. 콩나물 국밥으로 유명한 전주에 가서 먹어보아도, 여기만큼 맛있는 곳은 없더라능.




여기 식사 메뉴 몇 가지 더 있긴 있는데, 그건 그냥 장식용인 거 같고, 가게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주방에 콩나물 국밥 주문이 들어가는 시스템, 헤헷.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면 공깃밥 하나에 반찬 3종 세트가 나온다 이거예영. 김치김치, 무말랭이, 마늘쫑무침... 이거 마늘쫑 맞습니까... 마늘대(?)인가. 이경이경 음식 에세이를 써보고 싶어도 처묵처묵 할 줄만 알지 당최 식자재나 음식 이름 등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아는 것 없이 처먹을 줄만 아는 이경 생키를 규탄한다... 암튼 김치, 무말랭이, 마늘쫑 모두모두 아삭아삭 상큼상큼 맛있어서 이 반찬 3종만으로도 밥 한 공기 뚝딱이 가능하지만, 콩나물 국밥이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으니까능, 자제력을 발휘하여 콩나물 뚝배기가 나오기를 기다려봅니다.



이렇게 군침을 삼키면서 콩나물 뚝배기가 나오면, 반찬 3종과 함께 나온 샥샥샥샥 썰린 청양고추를 뚝배기에 후두두두둑 넣어주고, 키즈 스낵용 광천김 두 봉달 뜯어다가 상하좌우 사방으로 갈기갈기 찢어서 뚝배기에 넣어주고, 함께 나온 소란... 응? 수란이 아니고 소란이다 이거예영. 소란이 무엇인가 하면, 어린 닭이 낳아서 영양소가 많은 조그마한 달걀이라는데... 몰라몰라, 뚝배기 식기 전에 계란 깨다가 국물 안에 참방 넣어 먹어야 하는데영. 과연 어린 닭이 낳은 계란이라 그렁가, 계란 껍데기가 단단하여... 아뿔싸, 오늘은 그만 계란을 깨다가 껍데기 일부가 국물에 빠져버리는 사고가 나버린 것이야요... 달걀 껍데기... 이게 또 생각보다 단단하기 그지 없어가지고서 잘못 씹으면 이가 나갈 수도 있고, 잇몸이 나갈 수도 있고... 하아... 노안으로 침침해지는 눈을 껌뻑껌뻑해가며 빠져버린 계란 껍데기를 찾아다가 빼서 먹을까 어쩔까 하다가, 몰라몰라 배가 고프다, 오늘은 저작운동을 좀 조심히 해가며 먹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멍청한 저의 전두엽에서 흐르는 것입니다아...


암튼 이렇게 뚝배기에 청양고추랑 계란이랑 김이랑 넣었으면 쉐익쉐익 해가지고 자기 성격에 맞게 처묵처묵하면 되는 것인데, 이경이경의 스타일이라고 하면 뚝배기 옆에 앞접시 하나 세팅해 가지고서는 큼지막하게 콩나물 두 젓가락 빼내서 무말랭이랑 김치, 마늘쫑 쓱쓱 올려서 처묵처묵하고 있으면 어느새 뚝배기에는 건더기들이 거의 다 사라져서 밥을 말 수가 있게 된다 이거예영. 그러면 그때는 또 사정없이 밥 한 공기 말아다가 또 숟가락으로 쉐익쉐익해서 한숟갈 두숟갈 세숟갈 네숟갈 다섯숟갈 여섯숟갈... 먹다 보면 뚝배기 안에 오징어인지 문어인지 조그마한 건더기가 씹히는데 이게 또 식감을 재미있게 한다아아아아... 헤헷. 밥 말기 전에 때려 넣었던 슬라이스 청양고추들이 국물에 베어 가지고 얼큰얼큰 찌릿찌릿 매콤매콤 헛기침이 켁켁 쿠에에엑 하다보면 뚝배기 안에 고기 한 점 없는 이 콩나물 국밥에도 배부름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이야요...


아아, 국밥 좋아하는 전형적 아죠씨 이경이경, 오늘의 콩나물 국밥도 맛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콩나물 국밥집이 어디에 있는 곳인가 하면... 안알랴줌, 몰라몰라. 나 혼자 먹을 거다...




콩나물 국밥은 저 혼자 처묵처묵할 테니까능, 여러분들은 마음의 양식인 책을 읽어보시라능... 이렇게 맛있는 콩나물 국밥도 이경이경이 쓴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보다는 맛이 덜 하지 않는가 하는 의견을 전해드리며... 몰라몰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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