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좀 걸으러 나갔다가 서점에 들러 책을 두 권 들고 왔다.
하나는 <상식 밖의 고사성어>라는 책인데, 재밌어 보이기도 하고... 목차 중에 '자포자기'가 있어서 문득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나는 어쩐지 자주 자포자기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운운...)
2. 또 하나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기 드 모파상의 단편 모음집 <시몽의 아빠>이다. 책이 자그마니 잘 읽힐 거 같아서 들고 왔다.
기 드 모파상은 원어 이름을 보기 전에는 어떻게 띄어 써야 할지 좀 헷갈리는 이름 아닌가. 프리마-돈나와 프리-마돈나가 헷갈리고, 프리다-칼로와 프리-다칼로가 헷갈리듯.
이게 이름이...
기드-모파상인지,
기-드-모파상인지,
기드-모파-상인지,
기드모-파상인지...
모파상 하면 어쩐지 엄마아빠얼굴이 떠으로는 이름 같기도 하고...
혹시 저만 그런 겁니까...
아니라고 해주십시오...
암튼 전에 모파상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지난 주말 아는 누나 집에 가서 하루 죽치다가 왔는데... 같이 모인 이 중에 초딩 교사가 하나 있었다. 몇 해 전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친군데... 곧 방학을 하면 홀로 스페인에 갈 거라고 했다.
그때 든 마음은 와, 부럽다, 좋겠다, 방학이 있는 삶은 짱이겠는 걸, 하는 거였다. 하지만 입이 무거운 나는 속으로만 생각하고 세라젬에 누워 허리나 지지고 있었다.
근데 그 친구 왈, 자기 주변의 사람들이 방학이 있는 자신을 엄청 부러워한다면서, 방학 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있다손 하여도 방학 기간에 다 털어낼 수 있는 거 아니냐묘...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기도 학교 선생님으로, 요즘엔 학부모의 간섭도 너무 심하고, 그렇다고 체벌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금쪽이 같은 아해 하나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방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받는 스트레스가 별 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되는 게 듣기 싫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 이야길 듣고 역시 닥치고 있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에 관한 기사를 읽으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생각하지 못했던,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가질 않았다.
나이도 정말 어리던데.
여러모로 너무 안타까운 일인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