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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DF 시즌이 왔다
by
이경
Aug 24. 2023
1년 365일 살다 보면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몇 번의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에겐 24절기가 그럴 수 있을 테고, 누군가에겐 추석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날이 그럴 수 있을 텐데, 나에겐 EIDF의 시즌이 돌아왔을 때가 그렇다.
EIDF가... '이렇게 인터레스팅한 다큐멘타리 페스티발' 맞졍? (아님...)
EBS 인터네셔날 다큐멘타리
페스티벌인 거 같은데,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EIDF 시즌이 되면, 뭔가 반가운 마음이 들면서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하고서 세월의 흐름을 읽게 되는 것이다.
책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얼마 전 출간된 류이치 사카모토의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의 제목은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지 않더라도 류이치 사카모토가 말년에 투병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라면, 누구라도 책의 제목을 보며 '나는 앞으로 몇 달을 살 수 있을까'로 치환하여 생각할 수 있으리라.
매년 돌아오는 EIDF 시즌을 보면서, 나는 살면서 몇 번이나 이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봄에 짧게 폈다
지고 마는 벚꽃을 볼 때에 아쉽고 서글픈 마음이 드는 것도, 이거 이제 암만 많이 봐야 50번도 못 볼 텐데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1년짜리 행사에서 4년짜리 행사로 주기를 늘려보면 그런 암담한 마음은 조금 더 커진다. 가령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거. 올림픽 몇 번 보고, 월드컵 몇 번
보고 나면 세월은 훅 지날 테니
까.
올해도 돌아온 EIDF 시즌을 보면서 세월의 흐름을 느낀다. 1년 또 지났구나. 이 시즌이 되면 어쩐지 반갑고 어쩐지 울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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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
글쓰기 분야 크리에이터
그 노래가 내게 고백하라고 말했다
저자
나를 끌고 다녔던 것은 신발이 아니라, '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난생처음 내 책>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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