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고 하지 말아야 할 일

by 이경




이주윤 작가가 쓴 <팔리는 작가가 되겠어, 계속 쓰는 삶을 위해>를 보면, 책에 대한 반응을 살피기에 가장 좋은 것은 인터넷 서점에 올라오는 '한줄평'이라는 내용이 있다. 요즘엔 출판사에서 출간 초기 서평단을 많이 꾸리는데, 서평단은 대체로 분량의 제약 속에서 긴 글을 올려야 하지만, 찐독자라면 단 한 줄로 책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감 가는 내용이다.


나 역시 내 책에 대한 반응을 볼 때에는 무료로 책을 받아 글을 올리는 서평단보다는, 제 돈 주고 책을 산 사람들의 글(길든 짧든)을 믿는 편이다. 인스타든,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혹은 인터넷 서점에서든 매체는 어디든 상관없다. 서평단의 글은 대체로 달콤하지만 영혼이 없어 보이고, 찐독자의 리뷰는 때로 작가에게 상처를 줄지언정 비교적 수긍이 가는 내용이 많다.


그러니 이런저런 반응들 속에서 작가를 성장시키는 것은 분명 찐독자들의 리뷰일 것이다. 영혼이 없는 리뷰는 다른 예비 독자들을 유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실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나 조차도 서평을 읽고서 책을 샀던 일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니까.


다만 이제 막 책을 낸 작가는 불안하다. 그들은 대체로 하루하루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판매지수와 리뷰와 한줄평을 찾아보는 족속들이다. 그 불안함이 기어코 하지 말아야 할 일까지 하게 만드니, 그들 중 일부는 가족과 친인척을 동원하여 온라인 서점에서 한줄평을 써주길 부탁하는 것이다.


최근에도 나는 이런 광경을 보았다. 브런치에서 활동하는 누군가의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보니 출간 일주일도 안되어 한줄평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근데 정말 이상하게 한줄평을 남긴 사람들을 보니 그 책의 한줄평이 모두 해당 인터넷 서점에서 작성한 첫 '한줄평'이었다. 심지어 한줄평을 남긴 이의 아이디를 따라가 보니 책을 쓴 저자의 동생도 있었고.


사실 어지간한 베스트셀러가 아닌 이상은 인터넷 서점에 로그인을 해서 한줄평이나 서평을 남기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은가. 한줄평 없다고 작가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닌데, 그걸 지인에게 부탁하는 걸 보면 마음이 얼마나 불안하길래 그러는 걸까 싶기도 하다.


내가 책을 내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이라면, 인터넷 서점에서 친인척을 동원하여 한줄평을 쓰게하는 건 작가나 예비 독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니 하지 말라는 것이며, 그 불안한 마음이 너무너무 커서 기어코 주변 사람들을 동원하여 한줄평을 달게 할 거면, 지인 티를 내지 말고 올리라는 것이다.


물론 작가의 책 출간을 축하하기 위해서 주변인들이 자발적으로 한줄평을 올려주는 경우도 있지만, 앞서 말했듯 그게 작가의 글쓰기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출간 초기 지인이 쓴 게 뻔한 한줄평이 올라오면 책홍보는커녕 책과 작가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보이지 않을까?


그러니 하지 마.

하지 말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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