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의 소음은 멈췄어도, 그 시절 밀떡의 온기는 남는다

57년의 세월을 견뎌낸 서대문 철길떡볶이가 건네는 담백한 위로

by 까칠한 한량

기차 소리가 진동을 울리던 철길 옆, 위태롭지만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던 공간이 있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철거 명령에도 끈질기게 버텨왔던 서대문 철길떡볶이가

마침내 자리를 옮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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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된 된 기차길 옆 매장과 새로 이사한 매장


이전했다는 문자를 받고 찾아간 새 둥지.


전 매장에서 56년, 그리고 이곳에서의 1년.


도합 57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히 떡볶이를 판 세월이 아니라, 서울의 한 조각 기억을 지켜온 투쟁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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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의 이 기차길 갬성의 맛을 어디서 맛볼 수 있을까?


전국에 이런 노포가 몇이나 남았을까.


종로6가의 90년 된 종호네 콩비지, 양평의 정배식당 같은 곳들을 떠올리면 마음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맛집을 탐방하다 보면 조만간 사라질 운명이 예견되는 집들이 눈에 밟힌다.

이미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드님까지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손길을 보며 안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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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길 갬성은 사라졌지만 맛의 온기는 남아있다


이 집의 밀떡은 기교가 없다.

요즘의 자극적인 맛과는 결이 다른, 가장 달지 않으면서도 정직한

옛맛을 간직하고 있다. 순대와 라면, 그리고 밀떡볶이 한 그릇을 비워내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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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에도 이 맛을 볼 수 있을까.

사라져가는 노포들 사이에서 이 전통이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이 길을 지날 때마다 부지런히 이곳의 문을 두드리려 한다.


철길떡볶이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5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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