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전골 노포 '하단'에서 만난 메밀 냉 칼국수의 미학
성북동 초입, 화려한 간판들 사이로 고즈넉하게 자리 잡은 노포 하단을 만난다.
이곳은 본래 만두전골로 이름이 높지만,
습한 열기가 살갗을 파고드는 한여름이 되면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메밀 냉 칼국수다.
그러나 겨울에도 이 맛은 가슴을 파고든다.
이열치열이라 했던가? 겨울에 먹는 시원한 음식은 뭔가 탁월하지 않으면 사랑받기 힘들다.
가장 먼저 투박하게 부쳐낸 녹두전이 상에 오른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포슬거리는 그 익숙한 고소함은 계절에 상관없이 언제나 든든한 환영의 인사가 된다.
하지만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진짜 힘은 그 뒤에 이어지는 차가운 메밀면의 서늘함에 있다.
투명하다 못해 맑은 동치미 국물 위에 담긴 투박한 메밀면.
젓가락 끝에 걸리는 면발은 뚝뚝 끊기며 메밀 본연의 정직한 질감을 전한다.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면 슴슴하면서도 깊은 개운함이 목을 타고 흐르며,
잘게 다져 넣은 청양고추가 알싸한 매콤함으로 그 결을 완성한다.
한겨울, 코끝이 찡한 추위 속에서도 이 한 그릇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기교 없는 정직함이 주는 그 특별한 개운함이 계절의 경계를 허물기 때문이다.
하단 서울 성북구 성북로6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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