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토스트, 학교 앞 햄버거, 그리고 그 시절의 맛
어릴 때 우리 동네 시장앞에 토스트 노점이 있었다.
큰 판 위에서 버터가 지글거리고, 달걀 하나 깨 넣은 뒤 설탕 한 숟가락 솔솔 뿌리던 그 소리.
입안에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퍼질 때면, 그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간식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맛을 잊지 못하는 건, 단순히 버터 향과 계란 때문이 아니다.
그건 어린 시절의 시간까지 구워 넣은 맛이었다.
그 옛날 어린 시절의 맛과 향을 간직하고 있는 토스트집 2곳, 햄버거집 2곳을 소개해 본다
창동 골목시장에 무시무시한 집이 있다.
‘내가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단 3천 원짜리 간식을 앞에 두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노점에서 시작해 이제는 창동 명물이 된 할머니 토스트.
어마어마하게 크다.그리고 빵은 바삭하고, 속은 계란과 양배추로 꽉 차 있다.
오코노미야끼처럼 폭신하고, 이삭토스트 두 개 분량은 족히 된다.
한입 베어 물면 어린 시절 학교 가기 전, 시장 어귀에서 엄마가 사주시던 그 맛이 살아난다.
창동할머니토스트 / 서울 도봉구 덕릉로60다길 15
월요일 밤 11시, 송도구도심의 한 골목.
토스트 하나 사먹으려는데 앞에 열 팀이 기다리고 있다.
실화다.
계란 듬뿍, 케첩과 설탕의 완벽한 조합.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아, 이 맛이지’ 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입 안에서 녹는 달걀의 부드러움, 버터의 고소함, 그리고 그리운 향.
이건 단순한 간식이 아니다.
송도토스트국수 / 인천 연수구 청량로 163
춘천의 오래된 분식집, 진아하우스.
간판부터 실내까지 모든 게 80년대 여고 앞 분위기 그대로다.
짬뽕라면과 햄버거를 주문하면, 주방에서는 지글거리는 패티 소리가 먼저 들린다.
케첩, 양배추, 달걀프라이, 그리고 따뜻한 빵.
딱 그 시절, 교복 입고 먹던 그 맛이다.
50년을 살아도 이런 햄버거는 흔하지 않다.
참 이집은 짬뽕라면도 예술이다.
진아하우스 / 강원 춘천시 요선동
‘놀면 뭐하니’에도 나왔던 그 집.
중화역 근처 21세기 진화된 노점.
양배추가 한가득, 케첩과 마요네즈가 어우러진 촉촉한 빵 사이로
패티가 고소하게 녹아든다.
3500원짜리 한입에,
고등학교 앞 노점에서 250원짜리 햄버거를 사 먹던 내 10대가 그대로 돌아온다.
중화역 길거리아 서울 중량구 중량역로 33
요즘엔 수제버거니 프리미엄토스트니 말이 많지만,
나는 여전히 이런 노점표 토스트와 햄버거가 좋다.
비닐장갑 낀 손, 케첩이 살짝 새어나오는 종이봉투,
그 안엔 시절의 냄새가 담겨 있으니까.
그 시절의 맛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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