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9주차 - 함께 오르는 오르막길
사랑해서 함께 살게 된 사이지만 부부라고해서 모든 걸 공유할 수는 없었다. 특히나 마음을 이해하고 공유하는건 정말 뜨겁게 사랑하던 연애 초창기에나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작년 초 우리가 서로 다른 이유로 한창 힘들 때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 당신이 그렇게나 괴롭고 힘든 이유도 나도 힘들고 괴로운 마음 같이 다 이유가 있겠지. 당신의 그런 그 마음도 맞고 옳다...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인스타그램에 매주 양양에 다니며 올리는
사진 속 우리는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가족이지만...
사실상 내가 퇴사하고 나서부터 심적으로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런 와중에 시작하게 된 서핑은 할수록 어려운 지점들이 생기지만 또 그 다음에 시도할땐 어려운 고비들을 하나씩 극복하게 했다. 마치 우리에게 이야기 하듯이...
당장은 못일어나도 다음엔 일어날 수 있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파도에, 보드에 적응하면 할수록 익숙해지는 운동인 것처럼 우리의 관계도 우리의 모습도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처럼.
나의 인스타그램을 볼 수 있는 지인들이 종종 연락이 올때면 요즘 참 좋아보인다고, 서핑도 다니고 부럽다고들 말했다. 사실 그런 것처럼 보이는 사진만 올리는게 인스타그램이니까.
오늘도 여전히 우리는 인스타그램 속 우리의 모습이 현실에서도 늘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극복하기위해 서핑도 시작했고, 부부상담도 다니며 오랜 시간을 함께 살아도 서로를 모르고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유서방은 주말 이틀 연속 새벽 6시부터 열정을 불태웠다.
바다에 들어가 정말 커피 한잔으로 버티면서도 지금까지 서핑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그 때만큼은 양양에 서핑을 하러 간 횟수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입에서, 그의 마음에서 ‘행복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