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13-15주 차 : 여름이 사랑스럽다
비록 여름 피서철 성수기인 7월 마지막 주는 양양까지 8시간이나 걸렸지만
여름이 이토록 사랑스러운 계절이 될 줄은 몰랐다.
모기는 여전히 싫지만 조금은 무던해졌고, 여름 햇살이 너무 뜨거울 땐 언제든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올 수 있게 되었다. 남애3리 바다에서 여름을 보내는 우리 가족의 모습이 작년과는 너무나도 달라져서 가끔은 좀 판타지 같기도.
# 출발시간은 빠를수록
본격 성수기가 되기 전인 7월 초중순만 해도 서울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하면 2-3시간이면 도착이 가능했다. 하지만 7월 말-8월 초까지는 서둘러 오전 6시에 출발했는데 오후 2시가 넘어서야 도착하지 않았겠는가! 꽉 막힌 고속도로에 버티는 게 쉽지 않아 다음엔 새벽 5시 전에 출발하기로 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첫 휴게소인 가평휴게소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한시간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서핑존과 해수욕존 사이
해수욕 시즌이 되자 해수욕장에는 구획이 나뉘었다. 서핑존과 해수욕존.
(라테는 말이야) 한여름에 MT로 동해바다에 왔을 때만 해도 이런 게 없었는데 말이야.
유남매만 두고 부부가 둘 다 서핑을 하러 갈 수는 없어서 우리 부부는 번갈아가면서 서핑을 해야 했다. 그래서 최대한 서핑존 가까운 해수욕존에 파라솔을 잡고, 짐을 챙겨놓은 후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 서퍼가 되었다가 유남매와 해수욕객이 되었다가.
#유튜브 대신 볼 수 있는 것들
모래에는 차고 넘치는 조개껍데기에 햇볕 쨍쨍한 날씨에는 얕은 바다에도 물고기들이 떼로 보인다. 회사 다닐 때 남들 다 가는 흔한 동남아 바다에서 물고기에 밥을 주겠다고 먹이를 사서 주던 때가 생각이 났다. 이렇게 좋은 곳을 코앞에 두고 나는 몇백만 원을 주고 물고기를 보고 왔구나...
남애3리 해수욕장에는 방파제 너머엔 바위가 많다. 팔봉에서 만난 가족 중 체육선생님인 부부가 있는데, 물놀이하는 데 있어서도 굉장했다. 덕분에 유남매도 따라가 스노클링 맛보기에 신이나 바위틈에 있는 꽃게와 고둥 같은 온갖 바다생물을 직접 잡아보기도 했다. (물론 잡은 녀석들은 다시 바다로)
밤에는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불꽃놀이까지! 방에 들어가서 머리만 대면 잠들 정도로 하루 종일 "실컷" 놀았다.
지나고 보니 그 해 여름은
한 여름밤의 꿈같은 나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