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봉 Aug 05. 2020

잘 지내고 있어요, 잘 지낼게요

서핑 19주차 - 2019년 시즌오프

시부모님은 양양의 삶을 택한 아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하실 법도 한데 혹여 부담이 될까 하는 마음이신 듯했다. 그래서 계획한 2019년 시즌의 피날레는 부모님과 둘째 누나 가족과의 1박 2일.



우리의 선택이 아주 잘못된  아닐  같다



한 겨울 갈 곳 없는 유서방에게 방을 내어준 팔봉 사장님을 비롯한 유서방의 양양 라이프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 바다가 주는 평화, 서핑을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나니 한결 마음을 놓으신 듯했다. 그런 부모님을 보니 우리는 올해 인생 최대의 선택이 아주 잘못된 것은 아니겠다는 용기가 샘솟기 시작했다.




쌀쌀해진 날씨에 바다에 들어갈 생각을 안 했었는데, 이날은 나도 맥봉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핑을 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파도는 소소하게 0.5m.

소박한 파도이지만 파도를 잡아보는 나만의 빅재미. 언젠가 빅웨이브를 즐기는 날도 오긴 하겠지. 이제는 욕심 덜 부리고 즐겨보기로 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의 2019년 서핑 라이프는 한 해를 마감했다. 휴직 중인 유서방의 공방 라이프는 어떻게 마무리될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지, 너무 멀리 생각지 않고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겨울의 온도가 채 가시지 않은 봄에
두 아이를 데리고 서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지금의 우리 모습을
그때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하다 보면 또 다른 길이 생기고 고민이 필요하면 그때 생각하고 함께 해결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그리고 내년에도 계속 두 아이와 서핑을 갈 예정이다.



2019년 시즌오프





작가의 이전글 두 달만에 파도를 잡고 일어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