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하고 학원에서 아이들을 픽업해왔다.
주방을 들어섰는데
이런, 밥솥 뚜껑이 열려있네.
아침에 남편이 아이들 아침을 먹이고는
급히 닫느라 덜 닫혔거나, 닫는 걸 깜빡했거나.
맞벌이로 산다는 게
꼭 저렇게 말라버린 밥이 되어가는 것 같다.
시간, 여유, 열정, 돈, 어느 것 하나 보온되지 않아서
우리 무지하게 열심히 사는데
아침부터 밤까지 한치의 빈틈도 없이 살고는 있는데
이렇게만 살다가 말라버려질 것 같은 그런 삶.
매일을 갓 지은 밥처럼
촉촉하고 따뜻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