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하기'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주변의 사람, 사물, 동식물 등이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할 수 있다. 한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캐릭터 '뽀로로'와 한때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펭수'의 사례를 들어보자.
귀여운 펭귄 사진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의 사진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거나 '남극'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낯설게 하기'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왼쪽 아래에 있는 사진은 황제펭귄 새끼들의 모습이다. 오른쪽에 있는 어미의 모습과는 다르게 새끼들의 얼굴은 눈과 턱 주변으로는 하얗고 코와 머리쪽으로는 까맣다. 그 모습이 마치 헬멧이라도 씌어 놓은 것 같다. 그리고 눈도 왠지 가글을 쓴 것처럼 느껴진다.
무언가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는가?
나는 뽀로로가 떠오른다. 새끼 펭귄들의 외모에서 헬멧과 고글이 떠오르고, 그걸 다시 연상하면 활동적이고 장난기 많은 성격일 거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뽀로로는 이러한 연상 작용으로 탄생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펭수는 어떠한 '낯설게 하기'의 연상 작용으로 탄생했을까? 펭수 탄생의 모태가 되는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
펭수가 궁금해 여러 관련 기사를 검색하던 중 우연히 발견한 고대 '자이언트펭귄 화석'에 대한 기사다. 수백 ~ 수천 만 년 전 남극대륙에 현재의 황제펭귄(신장 약 120cm)보다 훨씬 큰 자이언트펭귄이 살았고, 그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키가 약 2m나 되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고 '펭수는 펭귄인데 왜 키가 210cm나 될까?'라는 의문증 하나가 풀리게 되었다. 그리고 펭수 프로그램의 공식 프로그램명이 '자이언트 펭TV'인데 이 또한 '자이언트펭귄'이란 말에서 나온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EBS 사옥에 있는 펭수 합숙소에 가면 DJ 장비 등도 설치돼 있어 펭수가 음악(힙합)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펭수는 자이언트펭귄을 모태로 하고 있지만, 그보다 훨씬 다채로운 성향을 지닌 캐릭터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