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물음표를 등에 메고 간다. 누군가 이 여행의 목적은 물음표를 지우는 것이라 말했지만 발을 옮길 때마다 물음표는 늘어난다. 오랫동안 여행한 사람은 그만큼의 무거운 물음들을 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허리가 점점 굽어진다.
커다란 질문에 알맞은 답을 해줄 수 없는 어떤 사람들은 작고 확실한 것에 목을 맨다. 물음표를 지우는 대신 물음표의 존재를 잊었다. 존재를 잊은 발걸음들은 얼마나 가벼운가. 또 얼마나 흔들리는가.
물음이 많은 사람들은 무겁다. 쉽게 지치는 것 같지만 완전히 쓰러지지는 않는다. 등 뒤에 많은 짐이 넘어지지 않게 해 준다. 때때로 시리고 아플 뿐이다.
여행이 끝나면 그 많은 물음표는 어떻게 될까. 먼저 떠난 사람들은 말이 없기에 또 하나의 커다란 물음이 생겼다. 또다시 흔들렸다가 굽어졌다가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