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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ai park Jan 14. 2021

우리는 달의 마을로 갈 거야

바스락바스락

살림살이가 접히는 소리

우리는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덜커덩 덜커덩

바퀴 네 개 달린 1.5톤짜리

녀석의 숨 가쁘고도 노련한 호흡

그는 얼마나 많은 고개를 넘었던 것일까

식구들은 그저 무미한 풍경을 건조하게 담는다


사람들은 사는 동안

최대한으로 높아지려 애쓴다

여기 사람들도 참 많이 애썼지

이것이 그에 대한 선물인가

모르겠다. 모르고 싶다. 모른 체하고 싶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들을

위태롭게 버티는 아슬아슬함의 경계에서

벌어진 틈으로 흘러내리는 피곤함들


눈을 둘 곳이 마땅치 않아

습관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여기서는 유독 크고 빛나는 것이 있다

그때마다 누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가 우리의 앞날에 대해 불안해하고 궁금해할 때

우리 중에 누군가가 했던 얘기


“우리는 달의 마을로 갈 거야”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나는 그 말을 덮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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