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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hai park Jul 09. 2019

<블랙 클랜스 맨>

차별과 혐오를 정통으로 통과하는 코미디

" DIS JOINT IS BASED UPON SOME FO'REAL, FO'REAL SHIT "

" 이 영화는 실화와 구라를 바탕으로 함 "

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 물론 앞에 알렉 볼드윈이 연기하는 다소 선동적인 내용의 인트로 부분도 있지만, 본격적인 이야기의 서막을 알리는 이 문구와 함께 영화는 시작된다.


1970년대 콜로라도 주 경찰인 론 스탈워스의 KKK 잠입수사기를 약간의 픽션과 함께 구성하였다.

이 영화로 스파이크 리 감독은 27년 만에 칸 영화제에 초대되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각색상을 수상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1,5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몇 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올리며 제작사인 블룸 하우스를 기쁘게 해 주었다.


KKK를 수사하는 흑인 경찰의 이야기인 만큼 이야기의 방향성은 뻔하다. 더군다나 감독이 스파이크 리 아닌가!

' 유색인종을 차별하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대한 도전 ' 이 이 영화의 주된 줄거리이다. 사실 대부분의 흑인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직간접적으로 이런 정신을 표현하고 있었다. 다소 기시감이 느껴지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조금은 피로할 수밖에 없는 주제를 가지고 이끌어가는 이 영화의 무기는 '가벼움'이다.

무겁고 민감한 주제를 절대로 강요하지 않으면서 전달하는 것이 이 영화의 미덕이다.

전반적으로 코미디의 성격이 짙은 드라마인데, 시종일관 유머러스함을 잃지 않으면서 전달하는 바를 정확하게 얘기하는 놀라운 연출력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반가운 게 바로 그거다. 스파이크 리의 재기!


2000년대 이후로 커리어의 막장을 걷고 있던 그가 다시 돌아와 이렇게 멋진 얘기를 들려주다니. 결국 2018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타게 되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21세기이고, 이제 흑인도 대통령이 되는 시대인데 아직도 인종차별이 존재할까. 과연 이런 이야기들이 아직도 호소력이 있을까. 게다가 현재 대중문화계나 스포츠계는 흑인들이 주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말이다. 이 질문에 답을 준 것이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샬 럿츠 빌 차량 돌진 테러' 보도 영상이다.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영화에 마지막 강력한 한방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로는 사족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불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메시지 전달은 확실히 되고 있다.


아직도 차별은 존재하며, 결코 우리가 좌시해선 안된다는 것을.


2014년에 출판된 론 스탈워스의 회고록 표지.


PS: 론 스탈워스 역을 맡은 배우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덴젤 워싱턴의 아들이다.

      (말콤 엑스의 그 덴젤 워싱턴 말이다.)


자매품: D.W 그리피스의 '국가의 탄생' (1915)

            * 지금 이 영화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찾는다 해도 화질의 압박이 상당할 테고,

             적어도 '국가의 탄생'에 대한 배경지식이 있다면 '블랙 클랜스 맨'을 보는 데 있어서

             더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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