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은 외롭지 않다

by 박상환

사람이란 본디 외로움의 습성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한 번은 그 속에 지독히 빠지게 된다. 한 번이면 다행이지. 실은 꽤 여러 번 외로움에 덫에 빠지는 경험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외로움들은 이를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살면서 어쩔 수 없는 고독과 외로움에 맞닥뜨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왜인지 모르게 그냥 그럴 때가 있다. 수년간 솔로로 지내온 젊은 남녀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사는 동안 불쑥불쑥 찾아오는 외로움들은 사람을 골라 찾아오진 않는다.


오래된 연인 사이에서도 분명히 그러한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바쁜 일정과 많은 인맥의 직장인과 사업가들. 육아로 인해 맘 놓고 앉을 시간도 없는 부모들. 매일을 쾌락에 탐닉하는 청춘들. 도무지 외로울 틈이 없어 보이는 사람도 분명히 언젠가는 외롭다. 그 뜨거움과 분주함이 일순간 조용해지면서 마치 동굴 같은 외로움에 갇히는 순간이 언젠가는 찾아오게 마련이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 외로움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사랑을 하지 못해서 외로운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들도 외로울 때가 있다 하더라.

나는 내가 가진 게 없어서 외로운 줄 알았다. 하지만 가진 것이 많은 이들도 외롭다고 하더라.

나는 내가 유명하지 못해서 외로운 줄 알았다. 하지만 유명한 이들도 외로워하더라.


나는 이 외로움이 나 혼자만의 것인 양 앓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결코 그런 것이 아니었다. 나의 외로움에도 친구들이 있었다. 친구들의 존재를 깨닫게 되면서 나의 외로움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나의 외로움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외로움이 외롭지 않기까지가 결코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힘들지만 나의 외로움을 보여주고 얘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 혼자 외로워하며 웅크리고 있어 봤자 더 외로울 뿐이다. 우리가 외롭다고 표현하지 않으면 동굴 속에서 언제 빠져나올지 기약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외로움을 꺼내어 펼치는 순간 그 외로움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같이 공감해주고 이해해주는 친구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란 본디 외로움의 습성을 가지고 있어, 누구나 한 번은 그 속에 지독히 빠지게 된다. 하지만 외로움은 결코 우리의 부족함이나 결핍 때문에 오는 것이 아니다. 긴 인생에 있어 반드시 겪게 되는 관문이자 통과의례인 셈이다. 그리고 그 관문을 넘을 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열정이 싹트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외로운 사람이여, 외로워하지 말자. 그대의 외로움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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