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섬이 올라오다(2025.2.3.)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2월이다.
2025년을 맞이할 준비도 하기 전에 1월이 과거가 되었다.
마흔을 넘기고 오십을 잘 준비하려고 했는데,
이거는 뭐, 내일 눈 뜨면 갑자기 오십이 되어 있을까 겁이 날 정도다.
쓰레기통에 분명 버린 것 같은데
어느새 바지 주머니에 쏙 들어가 앉아버린 녀석.
게으름은 언제쯤 나와 헤어질 생각인지
정말 무시무시한 녀석이다.
아팠다. 세배도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연휴 내내 감기몸살로 앓았다.
잘 아프지 않은 몸인데,
나이가 드니 면역력도 떨어지고 건강 염려증도 생겼다.
연휴 때 마시지 못한 맥주가 한이 되어
코가 맹맹한데도 어제는 맥주를 마셨다.
카스를 사랑한 여인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찍을 땐 몰랐는데, 새떼가 보인다.
물 위를 걷는 사람을 보고 찍었는데, 사람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바람도 세고 추운 날에 저분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바닷가를 거닐고 있었을까.
여름에 저 모래섬이 생긴 날에는 사람들이 한가득 저 위에서 노닌다.
저어 쪽 원담 뒤, 발가락으로 모래를 살살 파면서 잡은 조개를 손에 올릴 때마다 느꼈던 쾌감도 떠오른다.
이번 여름엔 진짜 많이 잡아야지!
내가 잡은 조개로 봉골레 파스타 만들어 먹을 테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하나하나 쌓다 보니 결국엔 손을 대기가 싫을 지경이다.
그래도 어쩌나.
나는 어른이고, 엄마고, 가장이고, 사회인이고, 사고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해야지.
반갑다, 2월아.
우리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