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유리구슬처럼 (2025.1.24.)
곽지 바다가 너어무 보고 싶어.
청주에서 만난 함께 근무했었던 직원의 말이다.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렇게 지겹게 봤는데 왜 그리 보고 싶을까, 했는데.
일주일 만에 만난 바다는 당당했다.
뭐야, 왜 속까지 다 보여주면서 사람을 꼬시는지.
궂은 날씨로 속을 알 수 없던 바다는 온데간데없고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안을 훤히 보여준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에다
인정하기 싫지만 진 기분이었다.
그래, 예쁘다, 요놈아.
교육도서관 주최로 열린 '책마중' 연수를 다녀왔다.
이틀 동안 열린 연수에서 참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세 명의 작가님의 이야기를 듣고,
80여 명의 연수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미니 콘서트 감상도 했다.
그중, 오소리 작가님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다.
'노를 든 신부'라는 그림책을 가지고 2시간 정도 비경쟁 토론을 했다.
그리고 그다음 시간에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짧은 단발머리에 쑥스러운 듯한 미소를 머금은,
그림책에서 튀어나올 아이 같은 작가님이었다.
조근조근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이 그린 그림책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그냥, 매료되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 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책을 구매했고, 오늘 출근했을 때 반가운 택배를 마주했다.
작가님께 양해를 구해 사인을 받은 종이를 책 안에 붙여 넣었다.
사이가 좋지 않은 고깔 곰과 투구 곰 사이에서
방황하던 꼬마곰.
'이 모든 건 제 탓일까요?
저는 누구를 선택해야 했을까요?'
우리 딸들이 꼬마 곰처럼 생각했던 적이 있을까.
그랬을까 봐 너무 두렵지만,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꼬마 곰의 끝과 시작을 함께 이야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