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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ntie J Oct 09. 2019

이력서도 내고, 면접도 보는 요즘..


떨어뜨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그쪽에 앉으시면 돼요.” 인사부터 하고 앉으라 하든지.

앉자마자 다짜고짜, “먼저 반을 맡으시면 어떻게 운영을 하시겠어요?”

이 분 오늘 안 좋은 일 있으셨나. 어째 말투가 싸우자는 말투일까.. 그 이후로 계속, 

“학생 가르쳐보신 적 없으시죠?” ,“교재는 어떡하실 거예요?”, “지각하시면 안 돼요”, 

“내일 오전까지 전화드릴 겁니다. 나가세요.”

시종일관 무표정, 딱딱한 말투, 고압적인 억양. 

지원자인 나에 대해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게 분명한 데,

대체 왜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을까? 들어가서 다시 물어볼까?... 


심각하게 고민. 만약 저 양반이 같이 일해야 하는 담당자라면 나, 합격해도 일 안 한다. 

다행히 불 합격. 




이력서는 직접 방문해서 제출하세요! 

초등학교에서 모집하는 공고에 지원하려면 제출해야 할 서류를 직접 교무실이나 담당자를 방문해서 접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아주 가끔 이 메일 접수를 받는 학교도 있지만 대부분 방문 접수 원칙이다.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인터넷 속도가 빠르고, 국민들의 IT 활용도가 막강한 대한민국, 이 나라에서 이력서를

직접 방문해서 제출해야 한다니!!


① 이 메일로 접수를 받으면 프린트를 해야 한다. 종이 값을 아끼려는 게 분명하다. 

→ 종이 값을 아껴서라도 이 나라 교육에 도움을 주려는 깊은 뜻이다! 


② 그래도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들인데 이 메일 활용을 못 할 리 없다. 귀찮은 거다. 확인하고, 뽑고, 정리하고, 복사하고. 그러니 귀찮은 건 지원자가 해야지.

→ 아니다! 방문해서 제출할 정도로 성의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다! 그걸 거다! 


③ 직접 방문할 때 슬쩍 얼굴과 분위기를 살펴 1차로 거르는 작업을 한다.

→ 그러나 여태 방문했던 그 어느 학교도 이런 전략으로 면접을 볼 정도로 한가하며, 또한 정성을 들이는 것

같진 않았다. 


물러설 리 없지. 전화했다. 

“이 메일 제출 안됩니까?” 

“네, 안됩니다. 방문하세요”

”왜 방문해야 합니까? 이 메일이 편하지 않나요?”

“학교 규정입니다.”


“!!!!!”

 



설레지 않는 기다림도 있다. 

이 메일로 지원서를 제출한다. 앗! 읽었다. 내 지원서를 읽었다! ………. 

며칠 뒤, 도착한 문자.

‘우선 강사직에 응시해 주신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쉽지만….. ‘

음, 꽝이군. 내일까지 우울하기로. 


이 메일로 지원서를 제출한다. 앗! 읽었다. 내 지원서를 읽었다! ……..

5일 정도 지나간다. 그 어떤 문자도 전화도 답 메일도 없다. 

읽혔다. 그러니까 읽혔다. 그러나 조용하다. 즉, 읽고 끝! 


공고를 낼 때 시간을 정해 놓고 공지하면 오죽 좋을까. 


‘이력서 제출 후 3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 다음 기회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월 **일까지 조용하면 우린 인연이 아닌 겁니다.’ 


쓸데없이 기다리는 일. 모두에게 별로다. 




어차피 비슷한 처지, 긴장 푸세요. 

8명이 마주하고 앉았다.

오늘 면접 볼 사람이 8명인 모양이다. 

1명 뽑는데 8명이라. 

나보다 10년은 더 나이 들어 보이는 분부터 족히 스무 살은 더 어려 보이는 사람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지원자를 추린 듯. 각양각색이다. 

다들 골똘해 보인다. 예상 면접 문제를 생각하고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난 예상 질문이고 답안이고 아무것도 없다.

꼭 이럴 때일수록 집중이 더 안 된다.

그러니 면접 대기실 사람들이나 살피고 있지..


아무래도… 이래서 자꾸 떨어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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