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필수 질문 패키지

썸 단계에서 우리가 해야 할 것들 [요즘 연애 시작법 3040]

by M과장

처음 만나서 사귀기 전까지의 애매모호한 사이, 썸. 썸의 목적은 연애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내가 원하는 방향의 '연애를 위한 초석을 까는 단계'이다.


안정적인 연애를 위해서는 이 단계에서, 나와 상대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교환하는 게 좋다. 이름하야 썸, 필수 질문 패키지.

하나. 상대를 알아보는 질문


어릴 땐 세상이 끝날 것처럼 싸우기도 하고, 상대방을 바꿔보려고도 했지만 다 부질없다는 걸 깨달았다. 상대방은 나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에 맞춰주려고 하는 것일 뿐, 근본적인 자신의 성향은 바뀌진 않는다.


집돌이는 사귀면 더 집에 있으려고 할 것이고, 나를 환승이별로 만난 사이라면 언젠간 다른 X를 찾아 떠나기 마련이다. 이미 삼십년 가까이 그렇게 살아왔는데 고작 몇 달 만난 나의 말 몇 마디에 상대가 바뀔 일은 없다.


썸 단계에서 정신 차리고 봐야 하는 건 바로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습득이다. 아직 잘 모르는 사이인 경우, 질문에 잘 답해줄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에 우린 이 황금기를 놓쳐선 안된다.


"마지막 연애는 언제였어요? 왜 헤어졌는지 물어봐도 되요?" 이미 상대는 당신의 어떤 것이 마음에 들어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니, 그가 좋아하는 것보다는 그가 미치도록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게 더 좋다. 이날의 습득은 나중에 연인으로 발전되었을 때 최소한의 파국은 막을 수 있다.

둘. 나를 알리는 질문


대학시절 좋아하는 선배가 저 끝에 테이블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좋아하는 대상의 모든 행동과 말에 귀 기울이기 마련이다. 아직 약발이 먹힐 때 당신의 주요 정보를 주입하라. 나의 취향, 하고 싶은 것, 같이 가고 싶은 곳, 연 로망 등등.


단, 위에서 물었던 나의 연애적, 개인적 성향은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 그저 같이 하고 싶은 즐거운 것들에 대한 정보를 주면 된다. 상대에게 질문하고 역 질문을 받는 식이면 자연스럽다.


당신이 살펴할 건, 내가 정보를 준 이후 그의 반응이다. 그가 당신에게 마음이 있는 상태라면 어떻게 해서든 기억해서 조금이라도 해 보려 할 것이고, 가볍게 찔러본 단계라면 어떤 정보를 들었더라도 다 잊어버린다.


성사된 썸보다 말아먹은 썸이 더 많은 이유


생각해보라. 지난 썸들이 잘 되어서 다 사귀었으면 나는 이 글을 쓰지도, 당신도 내 글을 읽고 있지 않을 것이다. 썸이란 당장 내일 연락이 어제와 같지 않다해도, 어제와 다른 텐션의 찬바람이 분다 해도 아무 말을 할 수 없는 아무 것도 아닌 사이이다.


썸 단계에서 중요한 건, 당신의 행동이 상대의 예상을 너무 많이 빗나가지도, 너무 정확하게 들어맞지도 않아야 흥미의 끈을 이어갈 수 있다. 나를 슬쩍 알리며 상대를 파악하는 그 기간에 당신이 해야할 건 또 하나가 있다. 내가 이 자연 그대로의 이 사람을 감당할 수 있을까? 굳은 결심?


인생에 정답이 없듯, 연애에도 정답이 없다. 어떤 남자는 만나지 마라, 어떤 여자는 걸러라. 굳이 남의 말 들을 필요도 없다.


사치가 심한 여자 거르라고? 당신이 돈 충분히 벌고 여자가 내 스타일이면 누군가는 OK이다. 돈 아끼는 남자는 거르라고? 나중에 길 바닥에 앉는 것 보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한다면 함께 아끼며 살아갈 수도 있다.


인생은 다 제 멋에 사는 것. 오답은 없다.

연애는 정답이 없는 취향의 영역이다.


만약 썸남 혹은 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증발했나? 여기에 정답을 말해주자면, 상대방은 어느 날 갑자기 상대가 감당할 수 없는 당신의 어떤 지점을 발견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쉬우면 잡아보되, 상대가 자진해서 돌아오기 전 까지는 이미 요단강을 건넌 사이라는 건 기억하도록.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엄마도 포기한 당신의 성격과 취향과 버릇을 떠올려봐라. 당신 역시 바뀌지 않는다. 그래도 매 순간 서로 다른 인생을 산 상대에 대한 배려와 노력을 할 자세를 가진 사람이라면 함께 해 볼 수는 있다. 너무 빨리 포기하지도, 너무 참지도 말자.


연애란 인생의 전부가 아닌 옵션이다.


인생이라는 자동차는 옵션이 없어도 잘만 굴러간다. 다만 좀 더 시원하거나 좀 더 멋진 외관을 가지면 더 좋으니까 우린 그런 것들을 선택하고 가꾸는 것 뿐이다. 필요한 옵션은 장착하고 거지같은 옵션에 목 메지 마라.


옵션이고 나발이고 차의 레벨자체가 마음에 안 들면 자금을 더 모아서 차를 바꾸는 게 답일 수도 있다. 연애 시장에서의 자금이란, 당신의 사회적인 가치이다. 가는 세월 넋 놓고 볼 수 없다. 스스로를 외적, 경제적으로 더 나은 사람으로 가꾸고, 갖고 싶은 존재로 만들자. 말아먹어도 당당하게, 다음 출고를 기다리며.


by. 요즘 연애 시작법, M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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