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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과장 Nov 17. 2022

결혼정보회사는 밥을 떠먹여 주지 않는다

소개팅, 맞선이 어려운 당신에게

이제 가입했으니 나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겠지?


결정사(결혼정보회사)에 대한 글이 내 모든 글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보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으리라. 많은 분들이 기대를 안고 큰돈을 지불하지만, 결정사는 만날 기회가 적은 사람들을 소개팅으로 연결시켜주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늦은 나이일수록 기회와 힘이 줄어들기에  의미에선 나쁘지 않지만, 비용비해 회사가 하는 적다는 건 경제적 가치 면에선 부정할 수 없다. 심지어 내 얼굴도 안 본 매칭 매니저가 항목 몇 개로 추천한 매칭이다. (가입때 본 매니저와 다름) 그저 비슷한 니즈와 나이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돈을 낼 가치이, 알고 지불하면 속 편하다. 


그래도 만남의 장이 없고 특정 조건의 사람을 안전하게 소개받고자 한다면 해보는 건 추천이다. 단, 가입 전에도 소개팅 승률이 이었다면, 결정사에 돈을 쏟아붓는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은 명심하자.

비싼 소개팅, 낭비할 순 없지 않은가?


가입 클래스에 따라 다르지만 최저 비용이어도 보통 5회 정도를 한 번에 수백만 원 지불하고, 1회 만남 차감당 40~60만 원의 비용이라고 보면 된다. 고로 오지게 비싼 소개팅이다.


가끔 미차감 만남도 제안이 오니, 가입하고 1~2년간 6~7회 정도의 소개팅이 가능하다고 이해하면 된다. 미차감 제안이 온다는 건, 차감으로 나간 내 미팅에 상대가 미차감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응?)


그럼 결정사와 소개팅 앱과의 차이가 무어냐 물으신다면, 

돈이 주는 신중함의 차이

선호 매칭 항목을 사람이 거르냐, 로직이 거르냐의 차이

자가보유, 직업, 결혼 경험유무 검증의 차이 (요게 어찌보면 결정사를 선택하는 포인트)

사실상 고객의 풀은 거의 같다고 봐도 된다.


오늘은 소개팅 승률이 낮았다는 하루살이 남자의 에피소드를 곁들여 스무스한 소개팅 대화법이야기해 보겠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분이었다. 사진과 간단한 정보가 오고 갔는데 만나겠다셔서 진행된 지인 소개팅이었다.


처음부터 긴장한 모습. 인상적인 건, 앉아마자 거의 곧바로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정보의 양이었다. 그의 인적사항부터 가족, 집안 분위기, 가족의 일, 대학을 가게 된 이유, 지금 하는 일..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쏟아지는 그에 대한 정보. 하나를 질문하면 열을 답한다는 건, 그를 두고 하는 말이었을 것이다.


순간 궁금했다. 왜 그렇게 조급하게 자신의 정보를 내보이려 했을까?


"천천히 말씀하셔도 돼요."

"아, 네."


사연을 들어보니 그는 직장에서는 꽤 인정받는 직원인 듯했지만, 4년간 소개팅, 연애에서는 성과가 없었다고 한다. 이성이 아닌 단순 호의로 다가간 여자 후배들에게 조차 뭔가 팔기 위해 접근하는 줄 알았다는 오해를 살 만큼 유독 이성에겐 조급해 보이는 특징이 있어 보였다.


그의 만남 전략은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었다고 한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하루살이 남의 소개팅 루틴.

 상대에 대한 질문은 최소화한다고 했다. 혹시 실수할까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고, 보는 순간 느낌이 괜찮으면 OK, 자신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그녀의 평가를 기다리고, 상대에 대한 자신의 판단은 다음으로 미루는 게 그의 전략. 문제는 다음이 없다는 점이다.


실패한 전술을 계속 쓰는 장군은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4년 내내 성공하지 못한 전략이라면 그건 전략이라고 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나 역시 그와의 만남은 오늘이 마지막임을 직감하고, 그의 인생의 행복한 넥스트를 위한 몇 가지를 솔루션을 기로 했다. '제가 사실 연애 칼럼을 좀 쓰고 있거든요, 좋은 소재를 던져주신 예비 구독자님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하진 않았지만..


소개팅의 목적은 정보전달이 아닌 '궁금증과 기대 유발'이다.


피로의 무게가 호르몬을 이겨버리는 나이가 되면, 더더욱 상대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어려워진다. 이 나이쯤 되별로 놀랄 일도 궁금할 일도 없다.


오늘 당신이 유보해야 하는 건, 그녀에 대한 판단이 아닌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다.


소개팅 대화의 목적은 "오늘 조금 재밌는데?" 정도의 상대의 감정이라고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바 있다. 상대가 그걸 느끼기 위해서는 대화의 양은 약 상대가 6, 내가 4 정도로 적절하게 분배되는 것이 좋다. 오늘 내가 어필할 얘긴 다 했군. 뿌듯. 이럼 안 된다. 


상대는 단어의 나열이 아닌 교감을 원한다.


나는 상대가 말을 좀 더 많이 하게끔 분위기를 만드 편이다. 이건 상대에 따라서 매번 그 비율을 바꾸서 적용하는 게 좋다. 결국 많이 만나보고 감을 익히는 수밖에 없다. 큰돈 지불하기 전에 (무료인) 지인 소개팅, 소액을 지불하는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모임에 자주 나가자. 정말 기회가 없다면 온라인 데이팅 앱이라도 쓰자. 뭐든 하면 늘고, 엔 연습이 최고다. 


[첫 만남에서 질문하면 좋은 주제]

ㆍ상대가 일하는 분야 혹은 전 직장, 직무

최근 관심사, 운동, 취미

ㆍ최근 본 프로그램, 연애 프로그램 이슈 되는 건 클립이라도 챙겨보는 걸 권장

ㆍ소개팅하는 장소 혹은 인근 맛집 이야기

여행 스타일

ㆍ최근 뜨는 이슈의 유튜브 클립


즐겁고 가벼운 이야기 주제와 상대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끼는 듯한 리액션, 그리고 후속 질문. 이야기가 끊길 때 써먹을 만한 최근 가 본 맛집 정보 정도면 된다.


다음에 같이 갈까요?

그럴까요?


얼마나 쉬운가?여성 역시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면 다음이 있을 것이란 리액션과 신호를 계속 주어야 한다. 실패가 예상되는 제안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남자에게도 예선이 존재한다.


서울에 집이 있거든요. (네.. 근데 너랑 살고싶진 않..) 미안하지만 보는 순간 그 어떤 얘기도 듣기 싫은 사람도 있다. 서른 중반 이후의 나의 외적, 내적 모습은 그동안의 노력에 따라 달라진다.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도 객관적으로 관리했다고 말하기 다소 어려운 체형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거나 먹는 양을 현저히 줄여야 한다. 배민 VIP는 이제 포기하렴. 옷으로 될 일이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기초대사량은 해마다 감소한다.


여자도 남자 외모를 본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과 기호가 있지만 연애 시장에선 보통 체형이 가장 다수에게 먹힌다. 몸이 좋거나 슬림하다면, 혹은 꾸준히 운동을 한다면 가산점이다.


이 나이쯤 되 사는 데 충분한 소득을 가진 터라, 남자든 여자든 상대의 높은 연봉과 수입 만남의 절대 요소가 아닌 경우도 많다. 매력의 차원은 넓으니 외모, 해박한 지식이든, 특정분야의 취향이든, 다정한 매너 나의 특장점을 살려보자.


물론 이 모든 건 예선 통과해야 선보일 수 있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아뇨..)


서른 중반 이후 시간은 더 빠르게 흐른다. 누굴 고쳐쓰기엔 시간이 부족한 우리는 남이 고쳐놓은 누군가를 찾는다.


누가 고쳐줄 시간과 경험이 부족한 당신이라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어린 지금, 누구라도 만나야 한다. 사람이든 수단이든  스타일이 아니어도 많이 만나봐야 느는 건 연애의 진리.


요새는 삼십 대 미혼 남자가 귀하다고 하더군요.


그가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고쳐 말하면 똑바른 정신머리를 가지고, 보통의 직업과, 보편적인 스타일의 외모와 언변, 스타일, 느낌을 가진 남자가 귀한 것이지, 한 트럭을 갖다 줘도 내 남자 하기 싫은 남자가 귀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 어떤 매력이 있고, 그걸 선보일만한 최소한의 호감 외형을 갖췄는지, 그리고 이성과의 대화를 편하게 하는 단계인지 점검해보자.


가입 결정은 이런 기본이 되고 나서 천천히 결정하자.


식당 주인은 손님이 씹을 줄 아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어떤 메뉴를 시키실 것인지 주문 전에 살짝 주의를 기울일 뿐. 메뉴가 결정되면 종업원의 임무는 90% 이상 끝이다. 얼굴도 보지 못한 주인은 다양한 메뉴와 고객이 우리 가게에 가장 많이 오고 있음을 광고하는 데 집중하면 된다.


식당 선택은 내가,

밥은 어디서 먹어도 상관없다.

스스로 씹을 줄 안다면...


by. 연애 훈련대장, M과장


ps. 30~40대 모여있는 모임에 귀찮아도 자주 나가기 + 소개팅 + 돈 많다면 결정사 추가 = 만남의 기회와 빈도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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