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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과장 Jan 07. 2021

연하랑 어떻게 만나요?

연하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법

먼저 작가가 이 글을 쓸 자격이 되는지 의심스러운 분을 위해 검증하자면, 구남친과 썸쌈남의 풀 안에서 연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이십 대에도 동아리든 수업이든 후배들이 먼저 내게 만남을 청했고, 삼십 대가 되면 좀 달라질까 했지만 33에도, 37 되던 해에도 27세의 당당한 데이트 신청에 흠칫 놀란 것은 사실이다. 


39세에 5세 연하남과 자만추로 만나 40세 결혼 완료. 이 글을 쓸 작은 자격은 보유한 것 같다. 무한 신뢰를 가지고, 속는 셈 치고 읽어보자.


굳이 연하를 찾아 헤맨 것은 아니나 지나고 보니 그렇다. (물론 상세 데이터 미공개라는 통계의 함정에 빠지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들을 것ㅋ) 무슨 비법 비슷한 것이 있는 걸까? 경험에서 리뷰해보는 연하 썰을 시작한다.


삼오 여성 대원들이여, 이제 연하 만남은 인만추로 시작되는 경우는 제로의 확률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결정사같은 각종 팅에선 앞서 말한 생물학적 나이의 필터로 곱게 걸러지기 때문. 그래도 아직 연하와의 만남후퇴하지 않은 자만추 대원들이 시도해 볼 수 있는 국지전이 있다. 아직 대장을 신뢰하는가?



하나. 일잘러 되기 : 성숙미


상대가 가지지 못한 사회적인 위치에서  역할을 잘 해내는 모습은 남녀를 불문하고 멋지게 느껴진다. 준비물은 자만추 환경.


동아리든 직장이든 당신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사이라면, 내 일만 열심히 해도 누군가 당신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빠질 수 있다. (여기서 준비물이 일잘러인데.. 일 잘하는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요즘 직장 생존법' 추천, 13,800원ㅋ)


물론 철벽 치고 두꺼운 안경을 쓰고 맹렬하게 일만 하면 안 된다. 외모는 (앞선 칼럼에서 언급했던) 커트라인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언제나 전제 조건이다. 그러니 마의 35선을 넘기 시작하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이 외적 모습이 자동 추락 곡선을 그리기 때문에 연하와의 만남이 쉽지 않은 것은 현실이다.


그래도 가능은 하다. 38지인도 27과 연애 잘만 했고, 36 친구도 30과 잘 만났다. 의 눈에 늙어보이기만 한다면 만나자고도 안한다. 제 눈의 안경.


스스로 더 나은 능력을 갖추는 것, 그리고 꼰대 마인드를 버리고 위 아랫 세대를 좀 더 이해해보려고 하는 성숙한 태도는 직장상사에게든 이성에게든 모두에게 매력적이다. 뭐, 꼭 연하 만나야 하나? 일 잘하면 좋잖아. 성과급도 받고 진급도 하고.


남자도 여자를 만나 배우고 성장하길 바란다. 그녀의 지적 경험적 성숙함이 그를 편안하게 한다. 상대와 만났을 때 느끼는 인생의 정신적 평화.



둘. 경쟁자들과는 다른 매력 : 포용미


일이나 공부를 잘하는 선배에게 묻고 싶은 건 당연지사이다. 자연스레 상대가 모르는 것을 알려주거나, 상대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으로서의 호감의 레벨은 올라갈 수 있다.


중요한 건 그동안 그가 나이 어린 여자들에게는 느끼지 못한 '다름'이다. 뭐만 하면 오빠 변했냐며 삐지던 그녀들과는 다른 편안한 매력. 내가 해 주는 진심 어린 이야기에 '이 사람과 만나면 좀 더 나를 이해해주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 심어지기도 한다.


물론 여기서 점은 상대방의 취향이 많은 영향을 주는 영역임은 기억해야 한다. 연상도 만나본 남자라야 당신에게 매력을 느낄 확률이 높다는 것. 이건 그냥 개인의 취향이다 보니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냥 잘 알아봐라. 곰순이님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시기를.


핵심은 '흑심'은 빼고 '편안함'은 더하고!



셋. 그래도 여자 : 반전미와 관계 설정


나보다 우월하기만 하면 이성으로서의 매력은 반감된다. 사람마다 각자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르기에 '이것이다'라고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뭔가 부족해서 내가 채워주고 싶인간적인 엉성함을 굳이 감출 필요는 없다.


인간은 누구나 엉성하고 누구나 모순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그저 그런 나를 그대로 드러내느냐 아니냐의 차이. 철벽녀란 못난 자신을 감추는 스타일을 말한다.


예를 들면 어린애처럼 매운 걸 못 먹는다든지, 젓가락질을 잘 못 한다든지, 무서운 영화를 못 본다든지. 개인이 가진 약한 성향을 그에게만 내비칠 때, '아는 누나'의 범위를 너머 이성이 될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현재의 선후배 관계 설정까지 변경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나보다 나이 많은 이성을 챙겨주면서 얻는 보람은 나이 어린 친구와 만나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성취감이다. 그래서 인간에겐 취향이란 게 있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상대의 취향을 먼저 파악하라. 생각보다 챙겨줄 게 많아서 마음이 더 가는 경우도 있다.


넷. 호칭 : 설렘 두 배


누나가 절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연하의 고백은 대체로 이 문장으로 시작된다. 아무 사이 아닐 땐 누나, 무슨 사이일 땐 이름 혹은 애칭.


예시 추억 방출. 대학 때 교양으로 들은 연기수업에서 눈에 확 띄는 185 존잘남이 있었다. 와, 이래서 문화관에서 수업을 듣는구나. (문화관은 당시 연극영화과가 있던 건물) 물론 그는 연기과가 아니었지만, 그의 외모가 너무 내 스타일이라 관심이 갔다. 하지만 난 4학년, 그는 1학년. 도저히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느껴진 어린 시절의 나이 차이였다.


그저 일주일마다 만나는 혼자만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던 그와 관계가 달라진 계기는 '호칭의 변화'다. 기말 과제로 한 조가 되어 부부 역할을 맡게 된 우리. 늘 나를 '선배'라고 부르던 그는 수업시간이 아닐 때도 장난스연극 속 역할 호칭인 '부인'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내 생애 이상형을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 줬던 아가야, 잘 살고 있니? (10여 년이 지나니 뭐만 하면 어르신처럼 안부 묻기ㅋ)



연하와의 만남은 서로 조심스럽다.


'상대방이 날 이성으로 볼까?'라는 물음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것부터 관계는 시작된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나이 차이보다 더 많은 고민과 어려운 시도를 통해 만난 사이.


결국 만나면 이성관계에 나이는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기에 그와 오래가고 싶다면 사람 대 사람으로서 지속적인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답이다. (지속적인 매력 어필 방법은 커밍순. 연애 사짜는 또 다음 연재를 약치고 있다.)


아는 연하로부터 난데없이 호감 표현을 듣는 이유는 나도 모르게 드러난 당신 본연의 모습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긴장하지 마라. 호감 가는 누군가에게 당신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라. 그럼 임자가 나타날 것이다. 35세 이상 당신 생 마지막일지 모를 연하와의 썸을 응원한다.



[M과장의 실전 연애노트 : 연하와의 현실적인 지속성]


결국 나이 차이가 얼마가 나든 사람과의 정식 만남을 시작하고 나면 우린 다 같은 남녀이다. 나를 엄청 포용해줄 것만 같았던 연상과 사귀었는데 실망하는 포인트 역시 바로 이런 '그 X이 그 X이다'라는 진리의 깨달음이다. 나보다 연하일 뿐이지 상대는 누군가의 연상이자 연하의 특징을 가진 보통 사람이다. ("그놈이 그놈이다." 이효리 언니의 진리의 연애 격언)


연하와 만날 때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부분은 안타깝게도 '돈'이다. 은연중에 연상을 만나는 남자들은 보다 가벼운 주머니와 마음으로 데이트를 나오는 경우가 많다. 취준생과 직장인처럼 소득이 많이 차이나는 사이가 아니라면 쓸 덴 써야 한다.


연하 그녀와의 데이트 코스를 리드하던 오빠 면모, 왜 슬며시 내려놓는가? 연상의 그녀와 만날 때에도 정신 놓지 말란 말이다. 그 여자는 당신보다 연상일 뿐, 어떤 오빠들의 귀여을 받는 연하의 여자이다.


아무리 연하여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것을 먹이고 입히고 데려가고 싶은 건 사람의 본능이다. 내가 만났던 연하의 첫 번째 데이트 비용은 100% 남자 쪽에서 지불했었다. 내가 내려고 해도 못 내게 했다. 물론 내 성격상 데이트 비용을 계속 그에게 부담시키진 않았지만, 첫 데이트에서 쓰는 돈은 비단 돈을 너머 그의 정성과 사랑이기도 하다.


지금 연상의 썸녀, 연인이 있는 남자라면 연하의 여자와 만날 때와 다르지 않게 데이트 비용을 쓰는 것이 관계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여자는 지금 만나는 연하남을 내가 먹여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정말 다시 생각해보라. 그는 이 누나를 연인이 아닌 어장 속 한 마리 호구쯤으로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by. 요즘 연애 시작법, M과장


ps. 연하든 연상이든 결국 만나면 다 똑같다. 그것은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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