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뒷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다람쥐가 위험하게 기어서 도로를 건너가는 걸 봤다.
내 차로 하마터면 그 다람쥐를 칠 뻔 한 나는 그냥 지나가면 금방 죽지 않을까 싶어서 차를 세웠다.
다람쥐가 들어간 관목 앞에서 앉아서 다람쥐를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예전에 로드킬을 당한 너구리를 보고 동물 구조단체에 전화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너구리의 시신이 더 훼손되지 않고 수습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래서 이 다람쥐도 구해주지 않을까 싶어 동물구조단체에 전화를 했다. 그들은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고 했고 나는 혼자 그 다람쥐를 구하려다가 지쳐 앉아서 그들을 기다렸다.
그 작은 다람쥐는 얼마나 겁을 먹었는지 작은 심장일 뛸 때마다 몸 전체가 움직였다. 계속 다람쥐에게 이야기했다. 내가 헤치려는 게 아니라 도와주려고 한 거라고. 모르겠지만 알았으면 좋겠었다.
겁에 질려 나뭇가지에 매달려 숨죽이고 있는 작은 다람쥐에게 정말 미안했다.
캐나다에 살다 보며 로드킬은 매일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었고 볼 때마다 나의 욕심 때문에 생명이 삶을 잃은 것 같아 속상했다.
하지만 로드킬을 줄이고자 운전을 그만하지는 않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마침내 구조단체 사람이 와서 나와 같이 다람쥐를 구조했다.
그게 구조라고 생각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그 다람쥐에 대해 궁금해 구조센터에 전화했는데, 그 다람쥐의 상태가 좋지 않아 안락사를 시켰다고 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가 뭔데 자연이 흐르는 섭리에 끼어들어 다람쥐를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한심하고 미안했다.
내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더 오래 살 수도 있었을 다람쥐에게 정말로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들려주었더니 친구는 그 다람쥐의 이름을 “메이플”이라고 하고 기억하자고 했다.
누군가를 기억하기 위해 이름을 지어주는 건 동물 중에 사람이 유일하게 하는 일이다.
그렇게 사람의 방식으로 누군가의 생명에 대한 큰 실수를 저질러 버린 나는 사람의 방식으로 그 생명을 기억하기로 했다.
때로 우리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생태계의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생명을 내 마음대로 해버리곤 한다.
내가 다람쥐를 구하려고 했던 것도 욕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내 인생을 통제하려고 하면 숨이 막히듯이 나도 내가 사랑하는 생명들을 있는 그대로 그들이 가장 편한 거리에서 지켜보는 것만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는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미안하냐고 하겠지만 내 동정심은 오지랖이 넓어서 어쩔 수가 없다.
내가 기억하는 생명, 메이플에게 아직도 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