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녀의 원룸으로 가기 전 나는 간단히 선물을 사기 위하여 마트에 들렀다. “귤도 주시는 데 선물은 필요 없어요.”라고 그녀는 말하였지만, “어떻게 처음 초대받아 가는 집에 빈손으로 갈 수는 없지요.”하며 나는 마주왕 와인 한 병과 선물용 과자세트를 구입했다.
그녀의 원룸은 빌트인으로 세탁기와 냉장고, 에어컨과 텔레비전까지 설치되어 있어 그녀는 노트북과 간단한 옷가지만 이사 시 챙겨 왔다고 했다. 싱글 침대까지 갖춰져 있어 혼자서 살기에 큰 불편은 없어 보였다.
“고향이 제주도라면서 본가는 어디에 있어요?”
“작년까지 어머니가 서귀포항 포구 근처에 살았는데 작년에 돌아가셨어요.”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그녀는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듯 촉촉해졌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낡은 집은 팔기 위하여 중개사에 내놓고 원룸으로 들어왔어요. 본가는 너무 오래되고 인가가 뜨문뜨문 있어 여자 혼자 살기는 좀 무섭기도 하고...”
“귤차 드세요. 작년에 딴 귤껍질을 말려 만들어 본 건데 맛이 어떠세요?”
“맛있네요. 그런데 차보다도 와인 한잔 어때요?”
나는 마트에서 받은 코르크 따개를 이용하여 와인을 따며 그녀에게도 한잔을 권하였다. 와인을 마신 그녀의 볼이 홍조를 띠며 발그레해졌다. 나도 와인 한잔을 하니 그녀가 더욱 예뻐 보여 “정말 아름다워요. 당신은...”하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볼을 쓰다듬었다. 술기운에 자연스럽게 상기된 우리는 어느새 서로의 입술을 마주 대고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반바지 속으로 내 손이 들어가는 순간 그녀는 잠시 움찔했지만 적극적인 거부는 하지 않았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싱글 침대로 가서 서로의 육체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섹스리스 부부로 아내와 지내면서 오랜 시간 여자의 육체를 가져보지 못한 나의 육체는 그녀의 젊은 육체를 밤새도록 빨아들였다. 아메바가 먹이를 자기 몸속으로 흡수하듯이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내 몸 안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나는 치열하게 그녀를 안았다. 정사를 마치고 기분 좋은 피로감을 가지고 나는 그녀의 싱글 침대 위에서 그녀의 알몸을 허그하며 잠이 들었다.
새벽에 잠이 깨어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살짝 여니 바람소리가 들려왔다. 슥슥슥슥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고금산 자락의 맑은 공기가 내 폐를 맑게 정화시키는 기분이 들었다. 달빛에 비치는 그녀의 알몸이 또다시 나의 남성을 흥분시켰지만 나는 그녀에게 미안해 그녀의 숙면을 방해하고 싶지는 않았다. 침대 옆을 보니 책상 위에 노트북이 있고 살짝 건드려보았더니 화면이 살아나며 워드 프로그램이 실행되어 있었다. 내용을 살짝 보니 소설인 듯싶었다. 그때 그녀가 몸을 일으키며 나에게 말하였다.
“아저씨 벌써 일어났어요. 어젯밤 그렇게 저와 사랑을 많이 하시고 안 피곤하세요?”
“미안해, 나 때문에 깼나 봐. 피곤하기는커녕 너무 행복하고 상쾌한 걸. 조금 더 자요. 나는 오늘 연수 준비 때문에 숙소로 돌아가야 될 것 같아. 이따가 연락할게요.”하고 말하며 나는 다시 잠자는 그녀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살짝 그녀의 원룸을 빠져나와 교육원 옆 호텔로 차를 몰아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