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만년 차장 한만운 개납 생존기 - 8
정연이가 중학교를 졸업하였다. 졸업식에서 정연이는 최우수 졸업생으로 표창을 받으며 서울과학고에 수석으로 입학한다. 내가 가르친 영어에서 3년간 100점을 유지한 것이 입시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정연이의 졸업식과 입학식이 끝나고 우리 가족은 저녁에 외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외식 후에 나는 운동을 위하여 헬스클럽으로 갔다. 그리고 오랜만에 러닝머신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는 이정을 만난다.
“지난번 장례식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드려요.”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앞으로 슬픔은 잊고 열심히 운동하세요. 운동하다 보면 시간도 잘 가실 거예요.”
“주말에 시간 되면 식사를 대접해드리고 싶어요. 이번 주 토요일 어떠세요?”
장례식 도움에 대한 사례를 하고 싶다는 말에 처음에는 사양하였지만 둘 만의 식사에 대한 은근한 기대감도 있어 나는 토요일에 같이 식사를 하자고 동의하게 되었다.
이정과 나는 토요일에 대학로 근처에 있는 한정식집에서 식사를 하였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라는 상호의 한정식집은 그녀가 추천한 곳으로 음식이 깔끔하고 정갈하게 나왔다. 손님들마다 방이 배정되어 오붓한 분위기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나는 그녀와 식사를 하고 헤어지기가 아쉬워 호프집에서 2차를 건의하였고 그녀가 이를 흔쾌히 받아주어 술을 한잔 마시게 되었다. 호프 한잔을 하며 얘기를 하다가 그녀는 할머니 생각에 울적해지는 것 같았다.
“그동안 할머니가 살아 계셔서 혼자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니 빈방에 혼자 들어가기가 무서워요.”
“그러실 거예요. 30년 가까이 함께 사시던 분이 갑자기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울적하실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운동 열심히 하시고 힘내세요. 저도 옆에서 많이 도와드릴게요.”
호프를 몇 잔 하고 눈가에 촉촉이 눈물이 고이는 그녀를 위로하기 위하여 나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자리로 이동했고 그녀는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기 시작하였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고 말없이 시간을 보내주었다. 내 가슴에 안긴 하얀색 블라우스 안으로 그녀의 가슴골이 내 눈에 자꾸 들어왔다.
술이 취한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주고 돌아가려는 데 그녀가 나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갑자기 내 입술에 키스를 하였다. 나는 처음에 놀라 그녀를 밀쳐냈다. 그녀는 나를 보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녀를 외면할 수 없어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키스를 하였다. 우리는 그녀의 방에 들어가 더욱더 격렬하게 서로의 육체를 탐하기 시작하였다. 운동으로 힢업된 그녀의 엉덩이를 만지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이성으로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나의 남성에 나의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