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 리뷰

'불편한 편의점' 불편함에서 삶의 의미를 찾다

독서 리뷰

편의점을 들락거리는 아들 위해 산 책이다.


재미있는 책을 사다 달라는 중2 아들 부탁에 서점 가는 길에 사 온 책이 '불편한 편의점'이다. 마치 참새가 방앗간 지나치지 못하듯 매일 편의점을 들락거리는 요즘 아이들이고 아들도 마찬가지다.


소설이고 편의점에서 생기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재미있을 거 같아서 골라서 사 왔는데 아들도 재미있다고 다 읽었다. 정보, 역사, 교훈 책보다는 흥미 있고 책이라도 손에 쥐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서 고른 책이다.


초등시절에는 그림책을 끼고 살더니만 중학교 이후는 핸드폰을 끼고 산다. 월 1권이라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 하루 10분 독서를 권하고 있는데 월 1권이라도 읽으면 족하다.


주말에는 뒹굴뒹굴하면서 편하게 읽을 책을 고른다. 읽다가 그만둬도 상관없고 읽어야 할 책임감이 없는 책이 바로 힐링 책이다.


오랜만에 소설을 가볍게 읽고 싶어서 읽었는데 흡인력이 있는 글이라서 한 호흡에 읽어버렸다.


청소년도, 성인도 좋아할 만한 스토리이다. 편의점에서 만나는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힘을 내는 사람들, 힘을 내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다.


'니체의 말'처럼 온통 좋은 내용으로 가득한 책도 좋지만 이런 소설처럼 중간에 멋진 문장을 찾는 재미도 있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불편한 편의점-


예전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라는 말에 공감해서 메모했던 글을 만나니 반가웠다.


먼 훗날 되돌아보면 뭔가 이룬 것보다 이루는 과정이 배움이고 즐거움이고 경험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가 해낸 자잘한 일들이 모두 그렇다. 결실은 한순간의 즐거움이고 과정은 오랜 시간 동안 즐거움과 추억을 준다.


자신의 비극을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알찬 기운이 느껴졌다. 그건 꿈을 품고 사는 사람이 가진

힘이 아닐까

-불편한 편의점 247p-


비극이나 힘들었던 일을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기운은 이미 극복했거나 초연해졌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을 발판으로 꿈을 품고 살기에 알찬 기운이 느껴졌을 것이고.


나는 어떤 비극에 묻혀 있지 않은가?

나는 어떤 실패에 묻혀 있지 않는가?

나는 어떤 부정적인 사고에 묻혀 있지 않은가


근데, 세상이 원래 그래. 사는 건 불편한 거야

- 264p-



세상이 원래 불편한 거라고 인정하는 사람과 세상은 원래 편한 거라고 인정하는 사람은 뭐가 다를까? 전제조건이 다르면 해결 방법도 다르고 사고의 방향도 달라진다.


세상은 원래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편한 일이 생기면 장애물, 부정적인 사고, 짜증이 난다.


세상이 원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편한 일이 생기면 원래, 그래하고 쿨하게 넘어가며 그다음 해결 방법을 찾는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원래 삶은 행복하다는 사람, 원래 삶은 불행하다는 사람. 어느 게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그 전제조건에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나는 어떤가?


'삶은 원래 힘들어, 삶은 원래 불공평해, 삶은 원래 불행한 거야. 그러니 인정하고 너만의 길을 찾고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살아갈 방법을 찾아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인 것 같다.


사장님이야말로 자신이 믿는 신을 닮은 사람인가 보다. 어떻게 내 마음을 미리 알고 살펴주는 걸까? 이 세계에서 신성을 얻은 자는 하느님이 아니다. 사장님같이 남에 대한 헤아림이 있는 사람이 그러한 자일 것이다.

-265p-


자신이 믿는 신을 닮은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신이 필요하지 않고 신의 역할을 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신이 되는 사람. 신을 쫓지 않는 사람 같다. 종교인 답지 않은 종교인을 접하는 뉴스를 보게 되는데 반면에 신을 닮은 사람이 더 많다.


교회에서 신을 닮은 사람은 행동으로 그 신을 본다.

교회 밖에서 신을 닮은 사람은 행동으로 그 신성을 본다.



20230408_212248.jpg?type=w1


삶이란 어떻게든 의미를 지니고 계속된다는 것을 기억하며, 겨우 살아가야겠다.

-266p-


삶이란 의미가 있을까? 없을까?

의미가 없으니 의미를 찾는 게 삶이라고 하던데 그 의견에 찬성이다.

삶 자체가 의미가 없으니 나만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 삶이 아닐까


살아낸다는 자체가 삶의 의미를 찾아보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긍정성을 찾아보려고 하는 노력이야말로 삶을 잘 견뎌내고 이겨보려고 하는 사람이다. 태어난 삶의 이유를 찾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다.


편의점 사장님, 편의점 아들, 편의점 알바를 하는 사람들, 편의점 고객들 모두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며 각각의 고민을 갖고 헤쳐가는 사람들이다.


겉으로 보기엔 모두 평온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모두가 감내하고 이겨내야 할 상황들이 엮여있다.


나는 지금 어떤 상황이며 무엇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