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라톤 도전
2019년 4월 17일 2.92km 30분
2019년 6월 2일 광명 ktx마라톤 대회 홍보 현수막을 보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5km 대회에 나가보자는 생각에서 달렸지만 3km도 달리지 못하고 힘들어서 멈췄던 기억이 있다.
그러던 내가 10km, 하프, 풀코스 2회를 완주하고 4시간 안에 완주하는 서브 4를 목표로 달리고 있다. 어느새 km 구간 스피드가 처음 달렸던 8분대에서 최근 5분 1초까지 단축되어서 욕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욕심과 도전은 무엇이 다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욕심은 자신의 페이스와 상관없이 단기간 무리하게 목표 달성을 하는 것이고, 도전은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게 차이라면 차이다.
나는 욕심인가 도전인가?
지금까지 차근차근 해왔으니 도전이었은데 시간 단축이 계속되다 보니 욕심으로 바뀌었다. 이제 본질을 생각할 때가 왔다.
나는 무엇 때문에 달리는가?
시간 단축으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5km 도전으로 목표를 이루었고 그 당시에는 건강과 무언가에 도전한다는 게 의미가 컸었다. 지금은 오직 단축 기록에만 욕심이 생겼다. 시간 단축하려다 보면 무리하게 되고 무리한 스피드를 내고 나면 며칠씩 쉬어야 할 만큼 자잘한 통증을 동반한다.
난 즐겁게 달리고 있나?
건강을 위해, 생동감을 위해, 활력을 위해, 집중력을 위해, 글쓰기 위해 달린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러고 있을까?
오직 보여주기식 기록으로 조급함으로 나를 혹사시키고 있는 건 아닐까?
무리한 스피드가 아닌 내 호흡에 맞는 적당한 스피드로 꾸준하게 달리면 오히려 스피드가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러려면 몸이 적응할 기간이 필요하다. 조만간 국가 대표로 대회로 나가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급했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하려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나에게 살며시 물어본다.
왜 그랬니?
성취감에 도취되어 있었다. 매일 단축되는 기록에 내가 취해 나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꾸준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다행이다.
같은 마라톤 클럽에 계신 풀코스 300회 완주하신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매 대회 때마다 몸이 가는 대로 달린다고. 무리하지 않고 몸이 원하는 페이스대로 어떤 날은 빠르게, 어떤 날은 느리게 달리신다고 하셨다.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말인지 깨달았다.
몸이 가는 대로.
마음아, 나대지 마라!
아이도, 주식도, 경제도, 공부도, 독서도, 생각하기도 욕심과 도전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단기간에 해치우려면 욕심, 장기간 긴 안목으로 목표를 세우면 도전.
삶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