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부부 풀코스 완주는 하늘이 내린다, D day 10

보스턴 풀 마라톤 도전하다


대회 열흘 전이라니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고 긴장감이 밀려온다.


jtbc 마라톤 대회가 11월 5일 일요일이다. 이미 대회 배 번호와 사은품은 도착했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이지만  훈련과 대회는 진심인 마라토너이다.


10km 달리기 전후는 그나마 뛰러 나갈 때 부담은 없는데 20km 이상의 거리는 풀코스 완주를 2회 했지만 심적 부담이 있다. 10km 달리러 나갈 때도 항상 갈등은 여전히 한다.


갈까, 말까, 쉴까, 뛸까, 내일 할까, 오늘 하자! Go~


<9~10월 장거리 훈련>

9월 17일 전주 부부 마라톤 하프 : 2시간 48분(남편 페이스메이커)

9월 24일 서울 동대문구 마라톤 하프 : 2시간 19분

10월 1일 한강 30km : 3시간 17분(광명 마라톤 클럽)

10월 8일 서울 달리기 대회 하프 : 2시간 11분

10월 14일 한강 36km : 4시간 6분

10월  21일 한강 22km : 2시간 49분 (남편 페이스메이커)


9월 17일 전주 부부 마라톤 하프

9월은 여전히 더워서 9월 17일 전주 부부마라톤 하프와 9월 24일이 동대문구 하프 마라톤은 달리기가 힘들어서 뛰다 걷다 달리다 했다. 7~8월을 아침이나 밤늦게 더워도 땀 흘리며 헉헉 달렸는데 9월 대회를 참여하고 나서는 실망을 했다. 그렇게 연습했는데 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남편과 나는 각자 실망했다.

9월 24일 동대문구 마라톤 대회 하프

남편은 이러다가 첫 풀코스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하고 나는 이러다가 3회째 도전인 풀코스가 4시간 20분 목표 기록 근처도 가기 힘들다는 실망을 한 대회들이다.


그러나 그 땀방울은 어디 가지 않았다.


10월 1일 한강 30km 장거리 달리는데 예전과 달랐다. 20km 이상이 되면 체력이 소진된 느낌으로 '에구 힘들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데 힘이 남는 느낌이었고 같은 페이스로 지치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 아주 뿌듯했다. 다른 때 같으면 30km 달린 후 어그적 어그적 걸었을 텐데 무거운 느낌은 들지만 특별히 통증이 있는 곳도 없다.


아, 이게 여름 훈련의 보답이구나.


동아일보 서울 달리기 대회 하프는 2시간 11분으로 4월 아산 마라톤 대회 2시간 9분보다 2분 늦었지만 혼자서 스스로 페이스 조절하면서 달렸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광명마라톤 클럽에서는 초보일 경우 페이스메이커를 해주시는데 그 혜택을 내가 제일 많이 받았다.

서울 달리기 하프

페이스메이커 유무에 따라 기록이 달라진다. 힘들어도 더 참고 힘 내게 된다. 페이스 조절을 해주기 때문에 특별히 시계를 쳐다보지 않고 달리기에만 집중하게 된다. 달리면서 이런저런 조언에 따라 달리면 에너지가 덜 소비되어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누구든 달리기가 하고 싶거든 집 근처 클럽에 가입하라고 추천하는 이유다.


서울 달리기 대회 청계광장 하프


서울 달리기 대회는 사람들이 어마어마해서 10km 지점이 되면 사람들이 흩어지는데 하프 완주까지 계속 옆에서 달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힘을 낼 수가 있었다. 조용한 달리기 코스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기록 경신에는 주변에 사람들이 있느냐에 따라서 보는 눈이 있어서 더 힘을 내는 것 같다. 누군가 보고 있다는 것은 자세부터가 달라진다. 웬만해서는 결코 걸을 수 없다. 경보가 아닌 달리기인 이유다.

06시 출발 36km 달리기 전


10월 14일 한강 달리기 36km 장거리 훈련도 의미가 있었다. 같은 페이스로 36km를 달릴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고 식수, 간식 먹을 때를 제외하곤 걷지 않아서 여름 훈련의 덕이라 다시 한번 느꼈다. 비가 중간에 조금씩 와서 귀찮긴 했지만 더운 햇볕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름 훈련은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예전에 모 중학교 그림책 심리지도를 간 적이 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친구가 마음에 들었던 경험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진상 같은 친구라서 싫었는데 더 진상이 나타나니까 그 친구가 좋아졌어요."라고 말해서 모두 웃었던 기억이 있다.


맞다. 힘들었던 기억은 지금의 힘든 순간을 잊게 하고 오히려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니 힘든 과정, 힘든 고통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여름의 그 힘든 달리기, 더운 여름날 달리기 대회가 10월의 선선한 대회와 훈련에는 아주 쓴 약처럼 도움이 되었다.


장거리는 훈련에는 대회 때보다 조금 천천히 달렸고 4시간 동안 몸이 달릴 수 있는지 체크하는 훈련이었다.


한강 달리기 장거리 실패 후 걷기


지난주에는 남편의 30km 훈련을 위해 페이스메이커를 해줬는데 남편이 무릎이 아파서 22km에 멈췄다. 대회가 많이 남지 않아서 무리하지 않기로 했고 아직은 첫 풀코스가 무리인 것 같기도 하다. 남편은 하프 완주 3개월 만에 풀코스 도전이다.


남편은 하프 완주를 여러 번 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2023년이지만 본인에게는 이번 첫 풀코스 대회 아쉬운 대회가 될 것 같다. 훈련 부족이다. 아직 무릎 주변 근육이 부족한 거다. 그나마 10km도 달리지 못했는데 하프를 완주했으니 일취월장이다.


부부 풀코스 완주는 아무 부부에게나 허하지 않는다! 하늘이 내려주시는 듯하다.


내년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1km  구간 기록 경신 4분 56초


엊그제는 처음으로 1km 구간 기록이 4분 56초다. 4분대로 진입하다니 놀랄 따름이다. 가을이 되니 몸이 가볍고 숨쉬기가 편하다. 허벅지에 힘이 생기는 느낌도 들고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니 에너지를 아끼게 된다.


여름 더위에 정체된 기록, 가을바람이 등을 밀어준다!


행여나 감기에 걸릴까 추우면 바로 겉옷을 챙기고 스카프를 챙긴다. 1년 훈련을 위해 마지막 컨디션을 챙기는 중이다.


풀코스 완주 후 허무하지 않도록 마음을 미리 2024년 4월 동아마라톤 풀코스를 위해 잡아둬야겠다.


달릴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기회, 하늘이 주셨구나!

매거진의 이전글 1947 보스턴 영화, 현실 마라톤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