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양원근 작가의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74p까지 읽은 독서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책 내용을 정리하기 보다는 공감이 가거나 인사이트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쓰려고 해요.
양원근 작가도 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닫고 좋아하기도 한답니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일상을 벗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니까요.
최인철 교수는 여행이 행복의 요소를 두루두루 갖췄다고 하더군요. 일상 탈출, 음식, 좋은 사람들, 이야기하기 등등 행복요소를 여행하면서 모두 풀어낼 수 있대요.
작가는 니체가 말한 여행자 5단계(18p)를 소개합니다.
1단계, 여행은 했지만 아무것도 보지 못한 자.
2단계, 세상 밖으로 나가서도 자신만의 들여다보는 자.
3단계, 세상을 관찰해서 무언가를 체험하는 자.
4단계, 체험한 것을 자신의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하는 자.
5단계, 관찰한 것 체험하고 그것에 동화한 후 반드시 행동으로 작품을 되살려야 하는 자.
작가는 나 - 상대 -세상 -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했어요.
저는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여행다운 여행은 일주일 이상이어야 가능할 것 같아요. 일주일 정도는 아주 편안하게 둘러보다가 돌아오게 되니까요. 진짜 여행은 일주일 이상이었을 때, 빨래도 해야 하고, 손톱, 발톱도 깎아야 하는 상황이 오는 순간인 것 같아요.
그때야말로 일상의 감사함을 느끼게 되거든요. 입을 옷이 없어서 손빨래를 하거나 빨래방을 가거나 방 안에 젖은 빨래를 꼭 짜서 널 때 집에 있는 세탁기, 건조기, 싱크대, 청소기가 감사하게 되더군요.
경남 함안 초등 6 아들과 갔을 때가 그랬어요. 옷을 여행케이스에 넣은 상태로 다른 옷들을 꺼낼 때 며칠은 괜찮은데 일주일 이상이면 뒤죽박죽 짜증이 슬슬 나기 시작합니다. 그 시기가 지나야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되죠.
내가 짜증 내고 있구나, 여행까지 와서, 서랍장이 없는데 그걸 요구하다니 참 우습죠. 니체가 말하는 1단계는 장기 여행이 되면 뛰어넘는 것 같아요. 2단계로 저절로 느껴지죠.
3단계 세상을 관찰하는 것도 장기 여행이라면 가능합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박물관을 몇 번이나 갔는지 모릅니다. 마치 동네 마실 가듯이 아침저녁으로 산책하듯, 책을 들고 가서 읽었고, 노트를 들고 가서 무언가 썼어요. 박물관도 몇 번이나 가니까 갈 때마다 보이는 게 다르더군요.
그냥 왕의 무덤이었던 고분군이 왕이 하늘을 본 자리에서 나도 하늘을 보고 마치 내가 왕이 된 듯 시를 써보기도 했습니다. 왕은 무덤이라도 있지만 일반 백성들은 순장이 되지 않는 한 무덤이 없이 사라졌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고분군 주변 아기 무덤은 아주 작았죠. 후세 아기 무덤인 것 같아서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4단계 생활 속에서 꾸준히 뭘 실천했을까요? 경남 함안에서 4주 동안 지내면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매일 블로그, 브런치 1 포스팅을 했어요. 여행도 여행이지만 저는 낯선 곳에서 글을 쓰고 싶었거든요. 글의 소재가 어떻게 달라질까도 너무도 궁금했는데 아주 스펙타클했어요.
함안 주변을 도보로, 대중교통 버스, 택시로 이동하다 보니 매일 길을 헤매고 무언가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아들과 티격태격 낯선 곳에서 싸우는 일도 많았죠. 그러나 낯선 곳이라서 더 화해하기가 쉬웠어요. 왜냐하면 무서우니까요. 혼자 자기도 무섭고, 낯선 밤거리도 서로 의지가 되니 든든했어요. 그러니 생존을 위해서 빨리빨리 화해하게 되었어요.
하루 1 포스팅 쓰던 습관이 아직도 남아있긴 하지만 함안에 있는 것처럼 매일매일 쓰지는 못했어요. 여자들은 집안일하지 않는 하루 3시간이 글을 쓰는 시간이더군요. 함안에서처럼 글 쓰는 시간이 잘 나지 않아서 일부러 만들어야 가능했죠.
그래도 글 쓰는 습관은 계속 이어져서 다행입니다.
5단계 관찰, 체험, 동화한 후 행동으로 작품을 되살리는 자… 이 부분으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을 산책하며 시도 쓰고 매일 포스팅한 글이 있어서 작품을 남기지 않았나 싶어요. 브런치도 1만 4천 조회된 글도 있고 5천 조회 넘은 글도 3~4건이 있으니 작품을 남긴거나 다름없어요. 거기에서 쓴 시로 시인등단도 했으니 여행 덕분에 많은 것을 남겼네요.
함안 여행기를 35편 이상 써서 책으로 엮으려고 시도했는데 그러지는 못했어요. 그나마 소책자로 제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고는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작품을 내긴 낸 건가요.
생활에서는 어떤 씨앗을 뿌렸을까요?
한동안 집에 적응하지 못해서 함안앓이가 한 달 동안 있었어요. 여행하면서 한 달 살다 보니 정이 들었구나, 산책하던 곳이 눈에 선하고,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이 보고 싶었죠. 한 달 후에야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음식 만들기와 집안일을 미루는 편인데 감사하면서 하게 되더군요. 음식 만들 수 있는 싱크대도, 양념들도, 원하는 조리도구들도 있어서 일상을 감사하면서 생활했어요. 세탁기도, 큰 아이들도, 남편도 있는 자체로 모두 감사하게 되더군요. 2~3개월 되니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지만요.
하지만 가끔씩 그 여행을 돌아보면 모두가 감사하게 됩니다.
니체의 여행자 5단계 덕분에 함안 한 달 살기 여행 경험을 소환했네요. 여행 경험을 5단계로 적어보는 색다른 경험입니다.
양원근 작가가 말하는 독서 후 ‘본깨적글’입니다. 본거, 깨달은 거, 적용한 거, 거기다 글로 써보는 게 ‘본깨적글’입니다. 글을 쓰다 보면 정리되고 사고도 깊어지고 글도 연습하게 되는 방법입니다.
제가 쓴 ‘예비 북클럽 리더를 위한 7가지 독서법’ 전자책에서는 ‘쓰기 독서법’으로 독서법 중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같은 방법, 비슷한 방법을 다른 책에서 만나게 되니 , 확인하니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