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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는 스피드 훈련 야소 800, 뒷날 통증이 없네!

보스톤 마라톤 풀코스 도전




며칠 동안 영하의 기온이더니 그나마 풀렸다. 아직은 여전히 추운 날씨라 롱패딩까지 껴입고 광명 마라톤클럽을 향해 나선다. 


오늘은 야소 800x9회 훈련이 있는 날이다. 


스피드 훈련이라 야소 800 훈련 뒷날은 몸살이 나거나 정강이가 아팠다. 근력도 부족하고 체력도 부족한데 훈련 스피드는 평상시보다 빠르니 몸이 견디질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나면 뿌듯하고 또 자신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성취감이 있는 훈련이다. 풀코스 스피드도 서브 4를 하려면 필요한 시점이다. 주위에선 서브 4는 아직 무리라고 하지만 누가 뭐라건 서브 4 목표를 잡으련다. 


요즘 러닝 고민은 러닝 폼이다. 클럽 고수님들이 어깨를 좌우로 많이 흔든다고 하고 걸음이 팔자라 뛸 때도 팔자걸음이다. 마지막 피니시 동영상을 보면 몸은 많이 흔들고 팔자걸음에 영 폼이 말이 아니다. 내가 봐도 부끄럽다. 그나마 찍어주신 덕분에 의식적으로 고치려고 애쓰고 있다.


러닝 할 때마다 일자로 뛰려고 러닝 코스 라인만 있으면 곧게 뛰려고 하는데 하다 보면 어느새 또 팔자로 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자세를 바꾸려다 보니 다른 근육에 힘이 들어가서 몸이 전체적으로 더 피곤해지기도 하다. 


이런 나쁜 자세로 풀코스를 뛰니 힘도 부족하고 불필요하게 에너지가 낭비됨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기가 쉽지 않다. 의식하면서 고치다 보면 조금이라도 고쳐지겠지 생각하면서 훈련하고 있다.


훈련팀장님이 며칠 전에 37km를 훈련해서 오늘은  나의 야소 800 리드를 해주시겠다고 한다. 혼자서도 힘든데 옆에 같이 뛰어 주시면 효율은 있으나 '또 참고 뛰려면 죽어 나가겠구먼' 하고 속으로만 생각한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 좋은 기회야.


스트레칭과 러닝 2km를 가볍게 하고 야소 800스타트~


800m를 자신의 속력 80~90%로 달리고 휴식 아닌  100초 동안 천천히 200m 달린다. 그리고 다시 달린다.


스피드, 속도, 숫자, 기억력이 좋은 팀장님이 전에 나의 800m  4분 20초의 기록을 기억해 내고는 오늘은 4분 10~15초로 해보자고 한다. 남의 기록까지 줄줄 꿰고 있는 훈련팀 장님이다. 10km, 하프, 풀코스까지 다 기억하고 있다. 





가민 인터벌 워치 세팅마저도 아직 서툴러 한참 조작 후 달리기 시작한다. 1~3회는 뛸만하다. 4~5회 정도를 달리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그런데도 예전과 달리 허벅지에서 힘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일 러닝 챌린지 43일차 동안 러닝 하거나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 계단 운동을 하루도 빠짐없이 43일 동안 했더니 다리 근육이 많이 생겼다. 


상체 근력도 많이 좋아졌고  훈련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신감이 더 붙는다. 속도를 내면 정강이가 찌릿찌릿 아파지는데 아플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힘이 종아리나 발목이 아니라 허벅지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스쾃이나 하체 운동을 한 덕분이다. 역시 헬스장에 그 쉿덩이 기구들이 보통 무게가 아니던데 나의 근육에 힘을 보태준 거다. 





9회 왕복이지만 횟수는 세지 않았다. 세는 순간 무너질 것 같아서 그냥 그 순간만은 최선을 다하리라 생각했다. 


마지막 8회에는 안간힘으로 겨우 들어왔다. 마지막 9회는 혼자라면 그만뒀을 것 같은데 9회는 마지막 풀코스 피니시라고 생각하고 달려보자고 한다. 이렇게 힘이 다 빠진 상태에서 그런 상상력을 만들어 내다니...그럼 또 해내야지.


사실 풀코스는 이 정도보다 더 힘이 빠진 상태니 이런 훈련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피니시 라인은 보기만 해도 속도가 나는 법이지. 반가워서가 아니라 이  고통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항상 피니시 라인만 보면 없던 힘도 나면서 스피드가 난다. 10km 정도 달리는 것은 풀코스에 비하면 껌이다. 


10초 앞당긴 것도 초인적인 힘을 낸 거다. 9회까지 완성하고  천천히 뛰면서 들어왔다. 


시계를 보지 않고 팀장님만 따라서 뛰다 보니 더 집중할 수가 있었고 훈련팀 장님은 4분 5초 전후로 스피드를 기계처럼 찍어냈다. 


이런 스피드라면 풀코스 4시간 10분~20분 완주는 가능하겠다고 한다. 그 대신 30km 4~6회 정도 장거리 뛰고 2024 동아마라톤 참가해야 가능하다. 많이 좋아졌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다. 성장하고 있다는 말만큼 좋은 게 없다.





30km 말만 들어도 아직은 아득하다. '아 뛸만하다'라고 생각하고 익숙해져야만 풀코스도 겁이 안 날 것 같다.


야소 800 훈련을 하면 항상 뒷날이 걱정되었는데 아무렇지도 않다. 오히려 가뿐한 느낌이지만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체 근력 운동 50분과 조깅 30분으로 몸을 풀어줬다. 


오~ 체력이 많이 좋아졌구나.


풀코스 완주에서 이젠 서브 4 목표를 세우니 근력 운동에 집중하게 되고 매일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주 1회는 걷기나 계단 오르기로 휴식을 주고 몸의 컨디션을 잘 살피면서 훈련을 하고 있다. 


나이 50이 넘어도 기록이 좋아진다는 것은 매번 놀란다.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훈련이 문제였어. 


아직도 기록 향상의 기회가 남아있는 체력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늦지 않게 49세에 러닝을 시작해서 참 다행이다. 러닝 5년 차가 되어 간다. 러닝 10년 차는 어떤 모습일까? 벤저민 하디의 '퓨처셀프' 책 내용을 실행해본다. 미래를 가져다가 현재의 나에게 적용한다.


세계 6대 마라톤 대회는 완주했을까?


그 첫 시작 2024 보스톤 마라톤 대회는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두근거린다.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 책에서 나오는 계획하기만 해도 세로토닌, 도파민이 마구 생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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