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을 읽었습니다.
표지만 보고 후기를 쓰고, 프롤로그 보고 후기를 쓰고 이번에는 전체를 다 읽은 후 쓰고 있습니다. 3회로 나누어서 후기를 쓰는 데 본인이 쓰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후기를 써도 됩니다.
표지와 프롤로그에 핵심은 다 나와있고 본문 내용은 부연 설명과 예시를 보여줍니다.
이 책은 제목은 <<일류의 조건>>이지만 내용은 저자가 고민한 대로 '숙달의 원리', '숙달의 비결'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어떤 한 분야에 숙달, 통달하기 위한 원리는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소개한다면 신체 감각과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풀코스와 울트라마라톤까지 하는 작가인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스타일 만들기에 마지막 6장을 할애했습니다.
6장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 만들기.
저는 풀코스 마라톤을 5회 완주한 러너이며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작가로서 아주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마라톤 완주 경험은 삶의 다른 분야까지 확장하여 자신감을 주고 적용하면서 이야기하게 됩니다. 마라톤에서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을 어떻게 적용했는지 지난 후기에 적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 큰일을 해내는 경험은 다른 일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줍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하는 이유를 작가로서 평생 소설가로 철저하게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소설은 2개월 이상 하루 종일 집중해서 써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과 지속력 체력이 필수적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에세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100km 울트라마라톤 경험도 나옵니다. 와우 100km는 상상이 안 가는군요.
제가 마라톤을 하는 이유도 독서와 글쓰기 집중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독서 후 독서후기를 쓸 때 달리고 오면 뭐가 중요한지 정리가 됩니다. 요약하는 힘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중요하듯이 독서후기에서도 많은 내용 중 무엇을 쓸지 선정해야 하거든요.
마라톤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릅니다. 홍보 아이디어도 생각나고 시를 쓸 때 소재도 생각나고 특이한 표현도 문득문득 떠올라서 달리다가 멈추어 핸드폰 노트에 저장하곤 합니다.
독서와 글을 쓰려면 컨디션이 좋아야 하고 기분이 좋거나 평정심이 유지될 때 글을 잘 써집니다. 기분이 나쁘거나 화났을 때, 마음이 불편할 때는 글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마라톤으로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기에 계속하게 됩니다. 세로토닌, 도파민이 생성되기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었다가도 달리고 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것을 알기에 감정관리 차원에서도 아주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나의 문체는 달리기를 하면서 완성한 것 같습니다
276p
소설을 쓰는데 왜 달려야 할까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본인의 스타일을 달리기를 하면서 완성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영향을 준 것이죠.
달리면서 문제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몸매도, 폼도, 문체도, 식생활도,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는데 저도 그랬습니다.
수영으로도 빠지지 않던 저의 뱃살이 빠지기 시작했고 체력이 생기니 러닝폼도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팔자걸음이 조금 나아졌고, 어깨 흔들기, 코어 힘도 달라졌습니다.
식생활은 채식 위주였는데 육식도, 단백질도 적당히 섭취하려고 합니다.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전부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활 전반적인 스타일을 리셋해야 풀코스가 가능했습니다. 식습관, 수면, 운동습관, 근력 운동, 훈련, 라이프 스타일 모두 바꾸었습니다. 겨울에 꼼짝도 안 했는데 이젠 겨울 영하 12도의 날씨에도 바깥에서 러닝 합니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하면서 담배를 끊었고 프로 소설가로 거듭나기 위해서 라이프 자체를 소설가가 되기 위한 체력관리를 했다고 합니다. 정신적이고 지적인 활동에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공감이 되는 문장입니다.
지적인 활동이야말로 더욱더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하루 종일 노트북으로 글을 쓰거나, 펜으로 쓰거나 독서하거나 자세가 한 자세로 읽거나 쓰기 때문에 운동을 하면서 풀어줘야 합니다.
그는 (괴테) 고대 작품들이 뛰어난 이유는 건강하고 단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고 단단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크고 깊은 슬픔도
건강하게 소화하여 있는 그대로 그려낼 수 있다는 말이다.
277p
소설은 건강하지 못한 데서 탄생한다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정신을 털어내려면 반드시 몸이 건강해야 한다고 했는데 부정적인 감정에 엄청난 에너지가 낭비되는 법이거든요.
긍정적인 감정은 없는 힘도 생기게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있는 힘도 사라지게 합니다.
소설은 슬픔, 아픔, 고뇌, 번뇌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에너지가 더 필요하죠.
호흡법이야말로 여러 활동을 하나로 연결하는 핵심이며, 숙달의 비결 중의 비결이리라
302p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리면서 가장 크게 변화했다고 하는 게 호흡법입니다. 호흡이 변한다는 것은 신체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호흡의 질이 삶의 질이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호흡에 따라 생활과 활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평온한 호흡, 가쁜 호흡, 일정한 호흡, 복식 호흡, 마라톤 호흡 등은 그 스타일을 말해줍니다.
어떤 호흡을 하고 계시나요?
평상시 호흡과 달리 달리기 호흡은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단전까지 깊이 내려갔다가 다시 내뱉게 됩니다.
동양의 호흡법으로 신체와 자신의 활동을 전반적으로 연동시켜 삶을 쾌적하게 만듭니다.
호흡에 따라 무라카미 자신도 문체도 길어졌다고 하죠. 짧게 호흡을 하는 것과 길고 깊게 하는 호흡에 따라 생활과 문제에 영향을 줬다고 하니 의아하기도 하고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도 듭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마라톤과 소설로 연동시킨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배웁니다.
일류의 조건 3가지 훔치는 힘, 요약하는 힘, 추진하는 힘도 결국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하는 저로서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과 마라톤을 깊이 있게 연결시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