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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수술 6주 차, 1개월 더 보호대.기대 상심

마라톤 시처럼 아름다운 스토리


발목 수술 6주 차



이런 이런 이럴 수가~


러닝 부상으로 인해 발목 수술(삼과 골절) 6주 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수술 후 6주 차가 되면 걷기 연습과 재활 훈련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예정된 병원 방문을 했습니다.


회복 과정은 좋아지고 있었지만 1개월 더 보호대를 차고 다니라는 말이었습니다.


6주 차가 되기만을 기대하고 매일 아침 산책을 다닐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이런 날벼락같은 이야기를 듣다니요.



발목 수술 6주 차



"4주 더... 더요?"


" 한 군데만 골절된 거라면 6주 차 걷기 연습하면 되는데요. 안쪽 골절된 부분이 뼈와 뼈 사이 근처라서 좀 더 안정화된 다음에 걷는 게 좋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기대라도 하지 말 것을, 괜히 기대했다가 마음이 혼란스러워졌어요.


밖에는 비까지 내려서 더 기분이 바닥으로 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고, 지루하고 방콕 생활을 더 해야 된다는 생각에 급우울해졌어요.


딸은 왜 기분이 안 좋냐고 물어보길래 이유를 말했더니



" 두 달 아닌 게 어디예요?"


"하하하, 그런가? 그러네."



그렇지, 걸을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뛸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목발 짚고 걸을 수도 있고, 화장실도 다닐 수 있는데 한 달 더 보호대 찬다고 뭐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4주 동안 아령으로 팔 근육, 복근, 허벅지 근육을 키우려고 매일 운동 중입니다. 아직 근육도 안 생겼으니 이 기회에  제대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사람은 시시때때로 감정이 변하고 자신감이 생겼다가 사라졌다가 반복합니다. 이유가 있을 때도 있고, 이유가 없을 때도 있죠.


이럴 때 자신만의 회복 장치를 해두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몇 가지 저만의 방법이 있었습니다.



발목을 다치기 전에는 마음이 우울할 때, 만사가 귀찮거나 부정적 감정이 올라올 때는,


             러닝 하기 또는 산책하기(운동하기)           

             맛있는 것 먹기           

             청소하기, 정리하기           

             필사하기           

             영화 보기           

             독서하기           

             언니들과 수다 떨기           

             탈북 관련 동영상 보기           



위의 내용 중 1~2가지 하다 보면 기분이 풀리곤 했습니다. 특히 독서, 필사, 동영상, 영화를 보거나 언니들과 수다를 떨다 보면 저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만나서 위로받곤 합니다. 저는 엄살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고 얼마나 감사한 생활을 하는지 알게 됩니다.


어제는 딸이 한 마디 덕분에 웃음으로 날아갔고, 필사로 다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마라톤 관련 책을 낼 때 발목 골절 수술 회복 이야기가 다른 분들에게도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잘 이겨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마라톤 끝 이야기가 아니라 과정 이야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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