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 모닝 산책
발목 수술 후 10주 차가 지나 이젠 목발 없이, 보호대 없이 걷습니다. 아직은 절뚝거리지만 그래도 30~40분간 걸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고 무엇보다도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날입니다.
러닝 할 때도 평지는 쉬운데 언덕, 내리막길, 울퉁불퉁한 길에서는 멈칫하거나 힘이 든 것처럼 걷기도 그런 과정과 똑같네요.
평지는 그나마 괜찮은데 내리막길은 조심스레 내려가고, 오르막길도 천천히 올라가야 합니다. 울퉁불퉁한 길에서도 아주 천천히 걸어야 발목이 아프지 않습니다. 아직은 발목의 각도가 좌우로는 반경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아침마다 걷기 연습할 때 일부러 평지보다는 울퉁불퉁한 길을 연습하기도 합니다.
잔디 위는 평지가 아니라 바닥이 고르지 않기에 걷기 연습하기가 좋습니다. 좌우로 밀리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발목 연습에는 좋은 것 같아요. 러닝 할 때도 잔디 위에서 연습하라고 하는데 마찬가지네요. 균형을 잡는 데에는 고르지 못한 바닥이 도움이 되니까요.
경사가 심한 언덕과 계단은 아주 천천히 오르내리고 있어요. 회복 과정이 아기가 처음 걸음마 떼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아이들은 겁이 없는 대신에 저는 발목이 불안하여 아주 천천히 걷는 게 좀 다르겠지요.
그래도 아침마다 산책할 수 있음에 아주 행복합니다. 더운데도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걸을 만합니다. 낮엔 무덥지만 아침에는 바람도 솔솔 불어오는 걸 보니 여름이 조금씩 지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집 앞 공원에서 이런 운동기구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평상시에는 그냥 지나쳤는데 회복운동하기에 딱입니다. 가벼운 스트레칭하기에 좋은 기구들이어서 회복운동할 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동 강도가 낮은 기구들이라서 러닝 할 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는데 부상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만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습니다. 지팡이를 짚고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한참을 보내다가 가는 할아버지입니다.
어떤 할머니는 1시간씩 운동을 하고 가십니다. 제게 굳이 인사를 합니다. 맨발 걷기도 하고 기구도 하고 걷기 연습, 벤치에 누워서 다리 올리기도 하시더군요. 아침마다 공원을 청소해 주는 분도 계셔서 아주 깨끗한 상태에서 걷기 연습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한 기분이 들어요.
아침이나 저녁에 이 길을 뛰어다니다가 지금은 걷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할 때는 통증만 없어지기만을 기다리고, 그다음에는 보호대를 떼기만을, 그다음에는 걷기만을, 그다음에는 자유롭게 걷다가 러닝 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조급하여 잘 안될 때 오히려 실망감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그 순간을 잘 보낸다고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2~3주가 후딱 지나는 시기가 있더군요. 어떻게 마음가짐을 해야 하는지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 나무들이 갈색으로 변할 즈음에는 발걸음이 자유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딩 아들이 더운데 아침에 산책하기 힘들지 않냐고 묻습니다. 조금 덥기는 하지만 나갈 수 있어서, 걸을 수 있어서, 하루의 활기를 걷기로 얻을 수 있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발목 수술 7~10주 차
-보호대 하고 걷기 연습, 보호대 떼고 걷기 연습
-다이소에서 산 마사지 볼로 발바닥 마사지하기
-발목 위아래 올리기, 내리기
-발목 좌우로 돌리기
-발끝 들기
-발목으로 알파벳 쓰기로 유연성 기르기
-발, 종아리 마사지하기
-수술 부위 딱지 일부 남아있음
-허벅지 들기, 다리 들기 근력 키우기
-12주 차 병원 방문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