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다' 책을 읽고 아침마다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다. 책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라도 책에서 실천하라는 것을 해본다.
산책, 조깅 후 노트에 손으로 1페이지를 작성해 본다. 노트북으로 쓰는 것과 다른 감성이 나온다.
아티스트 데이트 - 러닝 5km
10분 늦게 일어난 아침, 망설이는 마음에 붙들릴까 봐
생각을 멈추고 나설 채비를 한다. 뛸 생각은 없었는데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는 바람에 떠밀려 달리기 시작한다. 언제나 우연으로 시작되어 필연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필연도 내 속에 재료가 있어야 가능하다.
옷이 겨드랑이에서 스슥 부딪히는 소리, 퍽퍽 내딛는 발소리. 그리고 바람 소리, 내가 바람을 만드는 건가? 멈췄다가 다시 뛰어본다. 얼굴에 바람 소리를 더 크게 만든다. 뱀쇠다리를 건너 좌회전. 오늘따라 주황색 코스모가 많이 보인다. 그들만의 향기가 나는 사잇길을 지나간다.
개울물 소리에 이끌려 징검다리 중간에 서서 캠핑장 옆 바위에 부딪히는 기억을 소환한다. 한강으로 흘러가는 물줄기가 작지만 세차다. 그렇게 세찬 물 흐름이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동동 건너가면서도 빠지지 않을까 온 신경을 세우고 휘리릭 지나간다. 빠질 리 없는 넓은 징검다리이건만 어디에서 오는 불안인지, 본능인지 모르겠다.
새롭게 꽃길을 조성화한 화단으로 눈길이 간다.
버드나무가 가지만 남았을 때 지나갔었지. 초록 이파리들을 한들한들 거리면서 맥 빠진 풍선처럼 하늘거린다.
마지막 1km는 최선을 다한다. 언제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시작점. 다음 기회의 시작점. 기억의 시작점.
24.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