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늘이 내린다는 풀코스 러너 부부 되다.

SE-c10cd058-c9e7-4b03-81cd-7b755f2717e6.jpg?type=w773 남편 풀코스 러너 만들기 프로젝트




첫 풀코스 완주인데 웃어요. 사진 찍게요.

웃을 힘도 없어요...



남편은 2025년 2월 말 풀코스 마라톤 대회를 신청한 상태이고 계속 훈련 중입니다. 2023년 jtbc 풀코스 마라톤을 신청하고 보기 좋게 실패했지요.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비까지 내린 상황이라 완주란 불가능 그 자체였어요.


저는 같은 대회에 풀코스 4시간 55분으로 완주했으나 쥐가 나서 아주 힘든 경험을 했어요.



20241229_141656.jpg?type=w773 32km 이후 러닝 하는 모습



남편은 30km 이상 훈련은 한 번도 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장거리 훈련 삼아 대회를 참가했지요. 작년만 해도 신청하기가 쉬웠는데 올해, 내년은 신청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


남편은 무릎이 아파서 완주가 불가능했고, 시간도 많이 오버되어 주체 측에서 회송버스를 타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타야만 하는 쓰라린 경험이 있었죠.


내년 2월은 제대로 도전한다고 하면서 계속 훈련해왔어요.


직장 일로 바빠서 주중에 2회, 주말에 2회 훈련으로 간신히 하고 있는데 드디어 오늘은 제대로 훈련을 한 셈입니다.


주말마다 하프를 뛰었고 1개월 전부터는 30km 장거리를 뛰어야 한다고 제가 옆에서 계속 말했죠. 저는 5회 풀코스 완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남편의 장거리 훈련은,

30km 2회,

35km 1회,

오늘 42km 1회 훈련을 마쳤어요.


1월에는 35km 1회, 30km 1회 격주로 뛰면 장거리 훈련은 마무리됩니다.

2월은 컨디션 유지만 하고 주중에는 10~15km 2회, 주말에는 하프를 뛰면서 컨디션 유지를 하려고 합니다.


헬스에서는 주 1~2회 근력운동과 집에서는 스쿼트를 100~200개씩 하는 중입니다.


그러고는 2025년 2월 23일에 대회에 나가면 됩니다.



SE-01e790bb-9a07-4632-9554-1da3d7e616b0.jpg?type=w773



풀코스 러너 부부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는데요. 그만큼 부부가 하기가 어려워요. 남편이 러너면 아내는 뛰기 싫어하고, 아내가 러너이면 남편은 별로 러닝을 좋아하지 않고요. 억지로 시킬 수 없는 게 운동이고 마라톤입니다.


제가 한 방법은

제가 먼저 풀코스 완주하기,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주기,

마라톤으로 꾸준히 하는 좋은 모습 보여주기,

걷기부터 5km대회로 수준을 확 낮춰 같이 하기,

운동으로 활력있는 모습 보여주기,

사소한 일 먼저 배려하기,

5분 운동 해도 칭찬해주기,

같이 운동해서 행복하다고 자주 말해주기 등등입니다.



배우자가 끝까지 러닝을 싫어한다면 어쩔 수 없이 또 존중해줘야죠. 저의 러닝을 말리지만 않아도 땡큐라고 처음에 생각했어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운동이니까요.


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기가 쉽지 않아요. 거기다가 둘 다 풀코스 완주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풀코스 완주는 누구나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지는 않죠.


훈련을 해야만 가능하고 체력이 없는 완전 초보라면 최소한 2~3년 체력을 키우는 운동을 같이 병행해야 덜 고통스럽게, 부상 없이 완주할 수 있어요.


남편 풀코스 러너 만들기 프로젝트는 일단 성공입니다.



GridArt_20241229_173735536.jpg?type=w773



훈련이었지만 가민 시계로 인증이 되었고 기록이 남으니까요. 기록을 보니 중간중간 힘들어서 스트레칭을 했다고 하더군요.


다음부터는 쉬는 시간을 대폭 줄이라고 했어요. 처음이라 괜찮은데 1~2분 스트레칭하고 바로 뛰라고요. 아마 대회에는 그럴 것 같아요.


스트레칭을 하고 천천히 뛰어서 오늘 가능했는지도 모르죠. 어쨌든 대단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도 풀코스를 완주하고 장거리를 완주하지만 결코 쉽지 않거든요.



SE-87fcc837-b82b-4ab7-9a6e-b9147c48c757.jpg?type=w773 풀코스 훈련 마지막 100m 전



얼마나 많은 자신의 내면과 체력과 싸웠는지 가늠해 보게 됩니다. 힘들어서 땅만 보고 뛰었다네요.ㅎㅎ


남편은 처음 풀코스라 천천히 달렸고 쉬는 시간이 많았어요. 걷다 뛰다를 반복했지만 42.23km를 뛴다는 것은 보통 인내심이 필요한 게 아니라서 아주 대단하다고 남편을 칭찬해 줬죠.


그나마 완주 후에 다치지 않고, 뒤뚱거리지 않고, 무사히 귀가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저는 첫 30km 달렸을 때, 첫 풀코스 완주했을 때, 어기적어기적 걸어서 겨우 귀가했거든요. 남편은 너무 멀쩡해서 아직 체력이 남아있고 100%에너지를 다 쓴 게 아니었다는 걸 알았죠.


대회는 아니었지만 저는 첫 풀코스 완주라고 축하한다고 당당하게 말해줬어요.



"어떤 풀코스 마라톤이든 쉬운 풀코스 마라톤은 없다"



temp_1735479447347.-295372706.jpeg?type=w773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겨울 단풍 아래서 러닝하다, 겨울에서 가을로 돌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