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뛰시는 분들 우리는 이 사람들을 괴물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 광명 마라톤클럽 단톡방
총 65명 있는 마라톤 단톡방에 -6도인 날씨에 뛴 괴물은 4명이었어요~^^
안 뛰는 분들도 계시지만 10명 정도는 추우나 더우나 뛰는 러너들이지요.
저도 생활의 일부로 러닝을 하기 때문에 거의 매일, 월 200km 목표로 달리고 있어요.
어제는 -5도인 날씨에 뛰었는데 그다지 춥거나 힘들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4년 동안 겨울에 뛰었지만 -5도인 날씨에도 뛰어봤기 때문에 날씨로 인한 부담감은 별로 없어요.
물론 나갈 때는 춥죠. 좋은 날씨보다는 조금 더 망설이기도 하지만 못 뛰는 날씨는 아니에요.
얇은 패딩을 입고 나가지만 1km 러닝 후에 벗어서 허리에 매달고 달렸으니까요. 뛸 때는 춥지 않아요. 오히려 열기로 덥죠.
저에게 못 뛰는 날은 아픈 날, 눈 쌓인 날이에요. 바쁜 날은 일정을 조율하면 되고 바쁜 날은 어떻게든 시간을 더 만들어서 뛰어야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여름보다 뛰기 좋은 겨울이에요. 땀도 덜 나고 햇빛으로 고생을 하지도 않죠. 숨이 턱턱 막히는 여름은 더 힘들더라고요.
처음 1~2km는 몸이 덜 풀려서 아, 뛰기 힘들다고 생각하다가도 5km 이후에는 괜찮을 거야 하는 경험상 느낌을 알기에 그냥 뛰죠.
귀가할 때쯤에는 머리카락이 얼어 있었어요. 땀이 머리카락을 타고 내려오다가 얼어버린 거죠.
넥 워머도 얼어서 딱딱했어요. 입김이 식어서 얼어버린 거죠. 해마다 있던 일입니다.
영하 5도인 정도에만 만날 수 있는 현상이에요. 오랜만에 추운 날 첫눈을 만난 듯 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날 뿐이죠.
귀가하는 러닝 길에 보는 노을과 물 흐르는 소리, 저녁 풍경, 야경은 '행복하다'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거기다가 시를 주웠으니 행운의 날입니다.
땀이 얼어버린 날
김민들레
땀이 머리를 타고 내려와 식더니 얼었다
입김에 넥 워머가 식더니 딱딱하게 얼었다
내 마음은 사르르 녹았다
영하 6도 러닝 하던 날
이 글을 보신 분이 넘 추워서 상상도 하기 싫다고 하시더군요.
뛰면 생각보다 춥지 않은데 안 뛰어본 분은 상상하기 힘들겠지요. 예전에 저도 그랬으니까요. ㅎㅎ
얼마나 행복하고, 상쾌하고, 웃음이 나는 경험인데...
오늘 날씨는 최저기온 -10도. 저녁에는 -6~7도 될 것 같군요. 오늘도 뛰어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