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의 생각 없는 생각, 독서리
매일의 아름다움 그저 세상의 아름다움을 빠짐없이 낚아채는 나 또한 아름다운 사냥꾼으로 살고 싶어요.
순간의 위트를 잃지 않으면서요.
- 89p -
매일의 아름다운 사냥꾼인 작가 료의 '료의 생각 없는 생각'을 북클럽에서 읽고 있어요. 나는 어떤 일상의 어떤 아름다운 사냥꾼일까요?
아침 메뉴는 닭다리 구이입니다. 아침 메뉴로 뭘 할까 생각하다가 한 메뉴입니다. 먼저 칼집을 내고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식용유를 두른 팬에서 노릇노릇 구워줍니다. 기름이 튀니 뚜껑을 필수로 닫아야겠죠. 앞뒤로 익히고 나면 에어프라이에 넣습니다. 10분 정도 익혀 주면 겉바속촉이 됩니다. 식구가 5명이니 두 개씩 먹으니 딱 맞네요.
기름에 튀기는 게 귀찮지만 튀기고 구운 요리는 참 맛있습니다. 배달시켜 먹는 치킨이 아니라 만들어준 치킨은 오래도록 기억이 나겠죠. 가족들이 치킨을 참 좋아해서 질리지 않게 먹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움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발견해 내는 자의 특권일 뿐
- 90p -
작가인 료가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특권을 많이 갖고 있는 작가더군요. 저도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봅니다.
집안에 있는 여러 화분을 살펴봤어요.
이 화분은 수국이에요. 꽃잎이 다 시들어서 다듬어줬답니다. 2025년 5월 발목 골절 수술 후 철심 제거 수술이 있었는데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분 중 여성분이 선물을 주셨어요. 꽃은 시들었지만 잎은 더 싱싱하게 나고 있는 중입니다. 5개월째 동행하고 있어요.
부상 후 재활하고 다시 하프, 32km까지 뛸 수 있어서 화분이 저의 모습 같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광명 ktx 마라톤 대회에서 하프를 뜁니다. 기록에 상관없이 천천히 안전하게 뛸 예정입니다. 싱그럽게 잎이 나는 모습만 봐도 좋은 화분입니다. 주신 분의 마음이 더 생각나서 물을 잘 주고 햇볕 드는 곳에 두고 있어요.
이 꽃다발은 딸이 준 건데요. AI 그림 전시회에 마지막 날 들고 온 꽃입니다. 꽃다발이 참 예뻤어요. 지난주 토요일이니 벌써 일주일이 지났군요. 꽃병에 꽂아두고 물을 갈아주었어요. 시든 꽃은 버리고도 이렇게 예쁜 꽃송이가 아직도 보는 눈을 즐겁게 해요. 일주일 동안이나 싱싱하게 식탁 위에서 환하게 비춰주고 있어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오늘의 저의 아름다운 사냥은 치킨 구이, 수국 화분, 꽃다발입니다.
일상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들이지만 나의 눈에 띄었을 때, 내가 새롭게 봤을 때, 내가 의미를 부여했을 때 새롭게 보이고 아름다운 대상으로 바뀌게 되네요. 일상을 매번 새롭게, 감사하게, 행복하게 보는 삶은 어떤 삶을 살까요? 그런 일상이 평생 지속된다면 삶을 어떨까요?
오늘 어떤 아름다움의 사냥꾼이 되어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