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광명역 마라톤 대회 하프를 뛰고 이틀을 쉬었다. 대회가 끝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잘한 점과, 개선할 점을 분석했으니 다시 일상 러닝을 돌아갈 때다.
06시가 지났는데도 이젠 컴컴하다. 더운 여름날 어떻게 아침마다 뛰었는지 아득한 옛날 같다. 숨이 턱턱 막히는 기온만 아니어도 러닝 하기가 수월하다. 그러니 더운 날에도 뛰어봐야 가을날이 얼마나 러닝 하기 좋은지 감사하면서 뛴다. 하늘은 비를 쏟을 것 같지만 구름만 껴 있어서 러닝 하기는 좋지만 습도는 높은 느낌이 든다. 달리는 자동차와 같이 가노라면 같이 마음이 급해진다.
숲 터널로 얼른 빨려 들어간다. 마시는 공기부터가 달라진다. 양쪽에 나무들이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숨쉬기가 편해진다. 그러다가 숲 터널이 나오면 눈이 커지고 그냥 미소가 짓게 된다.
9월 17일, 중순이 되어가니 때 이른 나뭇잎들은 노랗게 변한 게 간간이 보인다. 이제 바닥에 쌓이고 나무도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가는 장관을 보게 될 게다. 가을에도 이쁘지만 초록 여름 나무들을 가장 좋아한다.
가을은 왠지 이제 곧 겨울이 오는 준비를 하는 것 같아서 아쉬움을 담고 쳐다보게 된다. 뜨거웠던 올여름에 이 나무그늘이 있어서 아침마다 러닝 할 수 있는 기쁨의 시간을 가졌다. 더워서 10km도 못 뛰고 5km 정도 뛴 날이 많았지만 그마저도 나무 덕분이다. 그들이 없었으면 나가지도 못했을 것 같다.
남편은 출근한다며 혼자 귀가하겠다고 한다. 이런 좋은 기온에 뛰지 않으면 언제 뛰리. 지금이 가장 뛰기 좋은 날인데. 가을은 짧다. 1개월 후면 또 써늘해지지 않을까. 이 시간이 가기 전에 뛴다. 10km는 뛰고 가야 이 선선한 초가을이 아쉽지 않을 것 같다. 일요일 고전했던 마라톤 대회 오르막이 생각나기도 했다.
낮은 오르막을 7~8회 복수하듯 왔다 갔다 러닝 해본다. 이런 힘든 오르막이 대회 때마다 나를 애먹인다. 언덕이 많은 남산순환로에 주말마다 가서 훈련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르막에서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내가 기대한 것보다는 부족해서 어떤 운동을 해야 하는지 살펴봤다. 하체 근력, 근지구력, 심폐 지구력이 부족하면 언덕에서 힘들다고 한다.
스쿼트, 런지, 스텝업, 카프 레이즈 등으로 허벅지, 둔근, 종아리 강화 운동을 해주고 코어 강화로는 플랭크, 버드독이 있다고 한다. 인터벌 200m, 800m도 심폐지구력을 높여주는 운동이다. 첫 풀코스 준비할 때 가장 힘들었던 운동이 야소 800이었다. 야소라는 사람이 만든 인터벌 운동인데 800m 자신의 80% 속력으로 뛰고 400m를 조깅으로 천천히 뛰다가 다시 800m를 뛰는데 8회~10회 하는 훈련이었다.
스피드와 심폐지구력도 있어야 하는 훈련이라서 하고 나면 뒷날은 여지없이 쉬어야 했다. 스피드를 빨리하니 정강이 근육통도 항상 왔었다.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려면 기존의 운동보다 강도를 세게 하거나 필요한 다른 운동을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고민한다. 건강을 위해서 하루 조깅 30분만 하자 vs 나의 한계가 어디인지 해보자. 일단, 11월 풀코스를 위해서 근력 강화부터 해보자.
내 참된 목표는 몸 가꾸기이지 아프지 않겠다거나 병에 걸리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내 진정한 목표는 참된 높이까지 이르는 것이다. 내 진정한 목표는 원래 내가 지녔던 존엄을 되찾는 것이다.
- 조지 쉬언의 달리기와 존재하기 110p -
나의 러닝의 참된 목표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활력 있게 사는 것이다. 러닝은 삶의 주인이기도 하고 윤활유이기도 하다. 그 숨과 숨 사이에 삶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