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풀코스 대비 장거리 러닝을 2주마다 하고 있다. 장거리 러닝이라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주 하지 못하고 대회 2~3개월 전부터 장거리 러닝 훈련을 2주마다 해야 풀코스를 덜 고통스럽게 완주하게 된다.
8월 말 30km 1회, 9월 7일 32km 1회에 이어 2주 후 35km를 목표로 새벽부터 나선다. 낮에 햇볕이 뜨거우면 힘들기 때문에 06시부터 달리기로 한다. 일요일 계획이었으나 비 예보로 토요일로 잡았다.
풀코스 대비 장거리 러닝은 5회로 계획을 잡았다.
30km 1회(8월 24일 완료)
32km 1회(9월 7일 완료 완료)
35km 1회(9월 27일 완료)
35km 1회 (10월 10일 예정)
38km 1회(10월 25일 예정)
11월 말 풀 코스 대회
장거리라서 일주일 전부터 대회도 아닌데 긴장을 하고 무리한 스케줄을 잡지 않고 음식도 잘 먹고, 잠도 잘 자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심적 부담이 크다. 두렵기도 하다. 30km 이상 두려움은 훈련만이 해결할 수 있다.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님은 이제 30km 이상 장거리 훈련이 두렵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많이 훈련했다는 이야기다.
새벽 06시 물, 에너지젤, 에너지바, 식염 포도당을 챙기고 새벽을 달리기 시작했다.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반을 성공한 셈이다. 완주로 목표로 삼았으므로 큰 무리가 없는 한 해낸다. 몸이 덜 풀린 관계로 5km까지는 천천히 달렸다. 오늘의 목표는 풀코스 평균 페이스인 6분 50초로 정했다.
6분 50초 페이스로 풀코스를 뛴다면 4시간 48분에 들어오게 된다. 물론 후반부는 더 힘들 것을 예상하고 있다. 5시간 내에 완주가 목표다. 무거웠던 몸이 6 km가 지나자 풀리기 시작했지만 20km까지는 가뿐하게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스피드를 내지 않았다. 몸이 자꾸 속도를 내려는 것을 저지했다. "후반을 생각해, 오늘은 장거리 35km야, 페이스 유지!" 찰떡같이 알아듣고 스피드를 낼 때마다 '유지'를 스스로에게 코칭한다. 장거리 러닝은 페이지 유지, 체력 분배가 제일 중요하다.
5km마다 물을 마시고, 10km 에너지젤을 먹고, 뭔가 허기가 느껴지만 연양갱을 반쯤 먹고 다시 달렸다. 빈 벤치에 물, 이온 음료, 에너지 젤, 에너지바를 가방에 넣고 주변을 달렸다. 목이 마르기 전에 마셔야 물에 대한 갈증으로 힘이 덜 빠지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해가 7시가 되자 건물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고 햇볕이 뜨거워짐을 서서히 몸으로 느끼기 시작한다. 나무 그늘만 찾아서 뛰기 시작한다. '걸어서 산책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한순간 했다. 일부러 햇볕에서 고생할 이유가 없다. 해가 있는 대회에서 매번 고전하는 이유, 햇볕 아래에서도 훈련해야 한다. 비올 때도 훈련해야 한다. 비가 오는 대회라서 취소한 경우를 본 적이 없다.(태풍 제외)
6분 50초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25km 이상에서는 거는 아주 노력해야만 가능한 컨디션이 되고 말았다. 아직도 체력이 부족하단 말인가? 얼마나 더 러닝 해야 20km 하프 뛸 때처럼 여유가 있을까? 30km 전후부터는 바닥에 나뭇잎 그림자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빨리 마치고 싶다는 생각만 하게 되었다.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체력도 바닥났다는 증거다.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드디어 그 무섭다는 30km 벽을 만나기 시작했다.
'이 힘든 러닝을 내가 왜 하지? 5~10km만 건강을 위해서 달려도 되잖아???' 끝없이 자문한다.
'일단 다 완주하고 나서 생각하자. 지금은 그냥 달리기만 하자.'라고 생각하고 그냥 한 발 한 발 내딛는다.
'생각도 하지 마, 에너지 아껴, 앞만 보고 뛰어!' 뛰다 보니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남편도 같이 풀코스를 신청한 터라 장거리를 훈련해야 하지만 일어나기 힘들다는 이유로 먼저 출발했는데 중간에 합류했다.
남편은 하프만 뛰겠노라고 한다. 부럽다! 완주하고 나서는 남편은 내가 부럽다고 하겠지.
마지막 2~3km는 그만 뛰고 싶다는 생각, 종아리에, 무릎에 무거운 돌덩이를 달고 뛰는 것처럼 힘겨웠다.
스쿼트를 한 허벅지에게 말한다. '이제는 네가 힘을 내어 줄 때야, 허벅지야, 힘을 보태줘. 종아리와 무릎이 힘들어한다. 허벅지 근육을 사용해 줘.' 스쿼트를 매일 100~300회 하기도 하고, 5kg 덤벨을 들고 매일 10분 이상 스쿼트를 해서 허벅지 근육이 많이 생겼다. 러닝 할 때 덜 힘든 이유가 허벅지 근육 때문이기도 하다.
장거리에서는 모든 근육의 힘을 따 끌어다 써야 한다. 어디서 나뭇잎 하나 들 정도의 힘만 있다면 다 명령해서 가져온다. ' 팔 근육아, 아령으로 근육 키웠잖아, 무릎에 힘을 보내줘. ' "완주했을 때 기분을 생각해, 포기할 때 기분을 생각해, 어떻게 할래? 이렇게 힘들게 왔는데 끝까지 가보자." 천사와 악마가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다가, 겨우 35km 완주 알림이 뜬다. "아, 드디어 해냈다. 끝났다!"
35km 알람이 떴는데 완료 버튼을 누르고 보니 34.65km다. '오잉~ 이건 안 될 말이지. 채우자, 마무리하자.' 18km에서 워치가 이상하게 중간에 19km로 튕긴다고 생각했는데 다 마치고 나서 350m가 부족함을 알아차린다. 여기에서 멈출 수가 없다. 다시 370m를 더 뛰고 35km를 채운다.
35km 장거리 훈련 완주
다 완주하고 걷다 보니 코스모스가 보인다. 코스모스야, 너 참 예쁘다! 아까는 보이지도 않더니.
"장거리 35km 두려워하더니 해냈구나, 잘했다. 해낼 줄 알았어, 잘 버텼다"
남편도 하프가 힘들었다면 다리가 무겁다고 한다. 나는 35km 달려서 더 힘들다고 했더니 35km 앞에서는 하프가 명함도 못 내민다고 해서 같이 웃었다. 32km와 달리 이번에는 다리가 아주 무겁다. 뭐가 문제일까 피드백을 해보자.
<35km 완 주가 힘들었던 이유>
-지난주 토, 일 연속 이틀 동안 하프를 무리하게 뛴 점 (천천히 뛰었어야 했다.)
-정강이 근육이 조금 뭉쳐있었는데도 35km 도전 한 점 (일주일 쉬었는데도 평상시처럼 회복되지 않았음, 100m 2회 질주로 정강이 근육 무리가 왔음)
-미숫가루와 에너지바 하나로 아침을 먹고 출발한 점 (더 일찍 일어나서 좀 더 먹어야겠다.)
-어쨌든 체력 부족(음식, 근력운동 신경 써야 함)
-35km는 누구나 힘들다. 만족하자.
화가와 과학자와 철학자들과 성자들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가 인간을 완성시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운동을 하면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빨리 알아차릴 수 있다.
- 달리기와 존재하기 224p -
왜 달리는지 이 문장을 통해 조금 알 것 같다. 실패를 통해서 매번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 아닐까, 몸이든, 마음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