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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km 도전 또 실패하다, 벌써 몇 번 째야???

풀 마라톤 도전하다


"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과 완주하지 못하는 사람의 유일한 차이가 있다면, 그건 완주자는 피로감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점이다. "


-프랙티스 279p-


열무김치


10월 1일 토요일 5시 32km 장거리 연습날이다.

남편은 휴일인데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지방으로 떠났다.

아들도 아이들도 모두 밖으로 나가서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32km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몸을 편히 쉬다가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가질 않는다.


지난주까지는 아침 06시에 뛰었기 때문에 일어나서 바로 나갔는데 오늘부터 오후 5시라 기다림의 시간이 별로 좋지 않다.


3번이나 하프도 제대로 뛰지 못하고 걷다가 뛰다가 했으니 이러다가 풀코스 뛸 수 있으려나 막연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오늘은 30km 완주해서 자신감을 회복해야겠다.


시간이 가지 않아서 시장에 가서 열무 두 단을 사서 김치를 담그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하나하나 정성 들여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김치도, 마라톤도.


클럽 앞


클럽 앞에 가보니 행사가 있었나 보다.

사람들이 왁자지껄하다.


바나나와 네모난 abc 초콜릿을 들고나갔다.

초코파이와 음료수는 회장님이 사 오실 것 같아서 먹기 좋은 바나나와 초콜릿을 들고나갔다.

여러 번 간식을 먹어보았는데 초코파이는 먹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젤리는 끈적끈적하고 달아서 뒷맛이 좋지 않았다.

혼자 뛸 때 초콜릿을 중간에 하나 먹으면 기운이 나던 생각이 나서 나에게 맞는 간식을 찾은 기분이다.

장거리 마라톤은 이렇게 간식하나, 물, 음료수, 옷들이 뭔가 불편하면 거슬리게 마련이라서 자기만의 것들이 필요한 것 같다.


달리기 전


이번에는 30km 넘자고 의욕이 충만한 달리기 전의 모습니다. 항상 달리기 전에는 의욕이 넘친다.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시작이라도 좋으니 다행이다.


오늘은 클럽 주위 5.5 km를 6회 돌기로 했다. 6회 돌면 33km쯤 된다. 클럽의 훈련 목표가 32km이니 딱 좋은 거리다.


훈련부장님이 오늘 간식 배식을 해주셨다. 계속 돌기 때문에 같은 자리에서 급수, 간식을 먹으면 된다.


10km 구간 기록


32km가 목표이니 15~20km까지는 7분 30초/km로 편안히 달려보기로 했다. 장거리가 목표이므로 오늘은 빨리 달리기보다 장거리에 포커스를 맞춰서 달려보라고 훈련부장님이 알려주신다.


10km까지는 편하게 달렸다. 자주 달리던 길이고 급수도 일정한 장소에 있어서인지 편안했다.


11~22km 구간 기록



다른 분들은 각자의 속도에 맞게 달리고 있었다. 4바퀴를 돌기 전에 21km에서 왼쪽 옆구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아~ 옆구리 아파지기 시작하면 안 되는데...


지난 9월 25일 광명 ktx 평화마라톤 대회 하프코스 달릴 때에도 15km에서 옆구리가 아파 걷다 뛰다를 반복했는데 다시 아프다니...


뭐가 문제일까?


식사도 3시간 전에 먹었고 소화는 다 된 것 같고 오기 전에 매일 먹던 미숫가루를 먹었을 뿐이다.

속도를 조절하고 호흡으로 달래 보자.

속도를 줄이고 들이마시고 깊게 내쉬었다.

1km를 아주 천천히 9분/km에 식수하는 곳에 왔는데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훈련부장님은 아플 때는 쉬어가라도 더 뛰지 말라고 했는데 아쉬움이 컸다.


조금만 쉬었다가 다시 뛰고 싶었는데 이미 다른 분들은 마무리하고 있어서나 혼자 뛰러 가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오늘까지 하프 4회 실패다. 제대로 뛰지 못하고 걷다 뛰다, 옆구리 아프고 난리도 아니다.





22.53km를 2시간 49분 57초에 마무리했다. 하프는 2시간 30분 기록인데 20분이나 뒤쳐진 기록이다. 아마추어라 기록은 그다지 욕심을 내진 않지만 뛰다가 걷고 싶지는 않다.


고수님들께서 기초체력이 부족할 수 있으니 계단 오르기, 런지, 스쾃, 플랭크, 윗몸일으키기를 열심히 하라고 권했다.


8~10월까지 집 앞 필라테스에서 코어, 허벅지 위주의 체력 훈련을 하고 있다. 달리기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땀이 뚝뚝 떨어진다. 기초체력을 위해서 신청해서 주 5일 다니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 왜 옆구리가 아픈지에 대해서 샅샅이 검색하고 유튜브로 살펴보았다.


호흡, 소화, 음식, 오버 페이스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호흡 말고는 나에게 해당사항이 없다.


다음에는 전에 하던 대로 2회 들이마시고 2회 내뱉기로 해봐야겠다. 이렇게 호흡을 하다가 어느 순간 자유 호흡으로 넘어갔는데 장거리가 되다 보니 호흡이 달린 게 아닌가 한다.


옆구리가 아플 때는 속도를 줄이거나 걸으면서 들이마시고 깊게 내쉬는 방법을 하면 좋아진다고 한다. 덕분에 해결 방법까지 배우는 날이 되었다.


그나저나 이제 훈련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공식 훈련이 수, 토 남았는데 수요일은 10km 내외, 토요일은 36km 훈련하는 날인데 난 아직도 30km를 못 넘고 있다.


어쩌나...


그래도 최소한 30km는 2회 정도 뛰어보고 나서 풀코스 대회 나가는 게 맞지 않을까~

토요일 22km를 뛰었으니 일요일 푹 쉬고 월요일 30km 혼자 도전해 보자.


그런데 비 소식이다.

그것도 많이 온단다.


어떻게 할까???


나는 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감당해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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