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일기장 독서장 연습장 그리고..
최근에 글이 써지지 않는 괴로움을 느꼈다.
글이 시작도 안되고 시작된 글은 전혀 진전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이 통증으로 느껴진 것은 처음 느끼는 감정이다.
‘별 일이다. 뭐 무슨 대단한 작가라서 그러니?‘
하고 묻는다.
희로애락을 표현하지 못할 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의 강도는 똑같을 것 같다.
오죽하면 남의 칼에 밴 상처보다 내 손톱밑의 가시가 더 아프다고 하겠나.
‘어쩌면 저기 다른 세상의 대작가들의 글쓰기 고민도 똑같지 않을까?‘
라고 감히 말해본다.
작년은 브런치 작가가 된 기분에 들떠 쓰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우습게도 예민해졌다.
그것은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거다.
‘배운 적 없는 글쓰기를 좀 배워볼까?’
하고 생각한다.
쓰기가 막막하고, 자연스레 샘솟지 않는 걸 보니 뭔가 밑천이 다 떨어진 것 같다. 안 쓰니 점점 쓰기가 어렵다.
“이제 그만 쓸까?”
그때 옆에서 예쁜 말로 내게 말해준다.
“난 네가 글 쓰는 걸 멈추지 않으면 좋겠어.”
참 다정하고 따뜻한 말이다.
그 말에 뜨듯한 봄날의 멀미처럼 마음이 울렁거리며 용기가 난다.
출간 작가도 아니고, 출간을 할 것 같지도 않다.
메모장, 일기장, 독서장, 연습장... 그리고 또 다른 무엇이면 어떤가?
그냥 계속 쓰는 사람이고 싶다.
‘올해는 묵혀둔 책, 다시 읽는 책과 친구 삼으며 설렁설렁 마음대로 쓰면서 지내볼까?’
하고 생각해 본다.
브런치에 유일한 그냥 계속 쓰는 사람. 그사이가 되어보자.
올해의 계획엔 브런치를 개인적으로 사유화하겠다는 계략이 숨어있어 보인다.
앗! 이런 걸 농단이라고 하는 건가?^^
오늘은 아침 일기장.
* 농단 (壟斷)
1.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
2.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높은 곳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물건을 사 모아 비싸게 팔아 상업상의 이익을 독점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맹자의 <공손추(公孫丑)>에 나오는 말이다.
예문)
새 법에 따라 백성이 주관하게 된 사환곡을 목사가 제 마음대로 농단한다고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더니….
출처 <<현기영, 변방에 우짖는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