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쉬는 날이구나..
하아.. 덥다..
중천에 떠있는 땡볕을 머리에 이고, 열심히 걸어 병원 앞에 도착해서야 병원이 쉬는 날임을 알게 됐다.
똑 떨어진 백내장 안약만 사려고 혼자 온 것은 다행이지만 허무하고, 멍청이가 된 것 같아 화가 난다.
“더운데 내일 또 와야겠네. “
열다섯 살 강아지 비누가 병원을 갈 때면 언제나 급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밀고 들어가는 문 옆을 살펴볼 정신도 없었다.
굳게 닫힌 투명한 유리문 옆.
“언제부터 여기에 글이 있었을까?”
길지 않은 글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급하게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며 보지 못했던 15년의 마음을 느낀다.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어느새 더위에 지쳐 스스로에게 화가 났던 마음이 스르르 풀어져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언제나 마찬가지로 수의사선생님은 내 마음도 치료해 준다.
“이렇게 예쁜 곳이었구나.”
입구의 깨끗한 데크와 맑고 투명한 유리창.
강아지와 고양이가 그려진 블라인드.
쉬는 날의 동물병원 외관.
구석구석을 한참 바라본다.
허탕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치 새털처럼 가볍다.
고마운 여러분, 오늘 편히 쉬세요.
저는 내일 다시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