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예전과 느낌이 달랐다. 영어로 읽으니 느리게 읽게 되고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다.
기억 속에 어린 왕자는 사막여우와 꽃이 주요 장면으로 나온다면, 이번에 읽을 때는 어린 왕자가 별들을 여행하며 만났던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명령만 내리는 왕, 찬사와 칭송을 원하는 공연자, 혼미한 정신의 주정뱅이, 돈만 세는 사업가, 명령에 의해서 거리의 불빛을 밝히는 사람, 책상 앞에만 앉아있고 단 한 군데도 직접 다녀본 적 없는 지리학자 등
기억에 남는 말은 어린 왕자와 작가가 헤어질 때 나눈 말이다.
“The important thing is what can’t be seen...”
“You, though, you’ll have stars like nobody else.”
“When you look up at the sky at night, since I’ll be living on one of them, since I’ll be laughing on one of them, for you it’ll be as if all the stars are laughing. You’ll have stars that can laugh!”
밤하늘의 별을 볼 때면 생각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며 어린 왕자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사람이 별이 되어 살고 있고, 그들이 웃고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나만의 별을 갖게 될 것을 생각하련다.
오늘 밤에는 별을 보면서 어린 왕자를 생각하고, 이미 별이 된 아버지를 생각하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이태원 희생자를 생각할 것이다. 별에서는 밝고 건강하고 행복함만 가득하기를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