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과의 재회-2

돈 주고 살 필요가 전혀 없다.

by 메뚜김

아이를 낳자마자 정말 너무 감사하게도 주변 분들에게서 끊임 없는 선물이 들어왔다. 기저귀부터 시작해서 옷, 손수건, 그리고 치발기와 딸랑이. 딸랑이를 아이들에게 처음 쥐어줬을 때는 진짜 아기가 보여줄 수 있는 정석의 모습을 보았다. 그 작은 손으로 쥐고 흔드는 장면이 어찌나 귀엽던지. 치발기는 공갈젖꼭지를 물자마자 뱉어버리고 거부한 우리 아이들에게 빠는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는 귀한 장난감이었다.


'아기체육관' 이라는 장난감은 상당히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누운 상태에서 발로는 건반을, 눈 앞에는 모빌이 매달려 있는 형태인데 거기 누워서 눈과 발이 바쁘게 움직이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아 정말 육아는 템빨이구나 라는 생각이 새삼 들게 된다.


이른바 '국민문짝' 과 '국민튤립' 장난감도 정말 잘 사용했다. 국민문짝은 대여를 했고 국민튤립은 선물로 들어왔는데 화려한 불빛과 형형색색의 컬러, 스테디샐러 동요들로 힘든 육아 시간 속에서 아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엄마와 아빠에게는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었다.


아내는 시간이 날 때마다 당근마켓에서 나온 나눔이나 저렴한 장난감을 찾아냈다. 그래서 나도 퇴근 후나 주말에 동에 번쩍 서에 번짹 당근맨이 되었다. 상당히 좋은 퀄리티의 장난감들을 이 만한 가격으로 아이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에서 참 감사함을 느꼈다.


그중에는 원목으로 만든 정글짐도 있었는데 한번 갔다가 차에 실리지 않아서 다시 집에 돌아와 장비를 가지고 분해하여 간신히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그래도 매달리고 올라가고 미끄럼타고 내려오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잘 가져왔다는 보람이 있다.


시에서 운영하는 무료 장난감 대여소는 아직까지도 애용 중이다. 쌍둥이라서 가입비, 대여비 무료에 최대 3개까지 대여할 수 있어서 하나가 질릴 때쯤 또 다른걸로 바꿔서 부담 없어 아이들이 다양한 장난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요즘은 자동차와 중장비 장난감에 완전히 푹 빠져있다. 삐오삐오 3총사인 소방차, 구급차, 경찰차는 장난감은 물론 책이나 현실에서도 아이들 최애 1순위 존재들이며 포크레인, 덤프트럭, 불도저 등등 공사판에서 열일하는 녀석들은 모래장난감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키며 아이들과 함께 집안을 온통 모래투성이로 만들고 있다. 엔진과 장비의 매력은 사내녀석들에게는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인가 보다. 거기에 이제 공룡이 끼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어렸을 때 파워레인저를 얼마나 좋아했던가. (메인 주제가와 함께 다섯 기체의 고생대 생물 로봇이 하나로 합체하는 모습은 지금봐도 전율이 흐른다.)


* 최근 빌려온 책 중에 공룡들이 중장비를 타고 놀이터를 만드는 내용의 책이 있었는데 정말 완벽한 책이라고 느꼈다.


곧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는 시기가 올텐데 그 시기를 잘 넘기고 싶다. TV를 보면 아빠조차도 매력적이게 느껴지는 장난감이 많은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지만, 장난감이라는게 참 신기하게도 사 놓고 보면 또 막상 그렇게 열심히 가지고 놀진 않는 경우도 많다. 부모와 같은 편이면서도 또 적이 될 수 있는 장난감. 아빠는 엄마가 허락하는 선 안에서 사줄 수 있을 만큼 사 주고 싶으니, 그저 싸우지만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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